한문학숙(漢文學塾)/한문용어[典故] 118

61. 윤집궐중(允執厥中)

이 말을 풀이하면 '진실로 그 중심을 잡다, 치우치지 않고 마음의 중심을 잡다.'는 뜻이다. 사람의 말과 행동, 마음가짐과 정신이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고 곧고 올바른 상태를 가리킨다. 允執其中(윤집기중)으로도 사용한다. 이 말은 중국 고대 성군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최초로 한 어구이다. 그 뜻은 ‘진실로 그 중(中)을 잡아라’인데, 그 의미는 왕위에 올라 정사에 임할 때 마음이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말고 오로지 그 중심을 잡아 모든 일을 처리하라는 뜻이다. 순임금은 우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이 말을 하였는데 인심(人心)보다는 도심(道心)을 갖도록 하는 차원에서 그 중(中)을 잡아야 함을 피력하였다. 조선시대 많은 왕이나 학자들은 성리학을 수용하면서 수양론적 차원에서 이 말을 원용하여..

60.여조삭비(如鳥數飛)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 자주 날갯짓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배우기를 쉬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練習)하고 익힌다는 뜻이다. 이 성어는 주자(朱子)가 지은 논어집주(論語集註) 학이편(學而篇)에 나온다. 첫 문장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의 주(註)에 습(習)은 새가 자주 나는 것이니, 배우기를 그치지 않음을 마치 새 새끼가 자주 나는 것과 같이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하는데에서 유래한다. 주자는 사람이 배우고 익히는 모습이 새의 수많은 날갯짓과 같다고 설명했다. 주자(朱子)는 익힐 습(習)을 '어린 새의 반복된 날갯짓'으로 풀이했다. 배움과 익힘은 반복된 노력이 필수라는 의미다.  유의어로 우공이산(愚公移山), 마부작침(磨斧作針), 불철주야(不撤晝夜), 백절불굴(百折不屈), 칠전팔기(七顚八起) 등이 있다.

59.十常侍(십상시)

황제를 모시는 환관(내시) 열 사람이란 뜻이다. 어느 시대 황제이든 환관은 있었다. 특히 중국 후한 말, 제12대 황제 영제(靈帝) 때 국정을 농락한 10여 명의 중상시였던 환관들을 십상시라고 말한다. 즉, 장양(張讓)·조충(趙忠)·하운(夏惲)·곽승(郭勝)·손장(孫璋)·필남(畢嵐)·율숭(栗嵩)·단규(段珪)·고망(高望)·장공(張恭)·한리(韓悝) 등 10인을 가리킨다. 건녕 원년(168) 영제는 어린 나이로 황제가 되어 전혀 통치 능력이 없었으므로, 십상시는 영제의 관심을 정치에서 멀어지게 하기 위하여 주색에 빠지게끔 만들고, 하진(何進)의 누이를 바치기도 했다. 왕은 장성한 뒤에도 십상시의 농간에 놀아나 정치를 돌보지 않자, 여러 곳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그중에서도 장각(張角)이 이끄는 황건적(黃巾賊)의 ..

58.掩耳盜鈴(엄이도령)

'자기의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는 뜻이다. 모든 사람이 그 잘못을 다 알고 있는데 얕은꾀를 써서 남을 속이려 하나 아무 성과가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은 라는 책의 불구론(不苟論) 자지편(自知篇)에 나온다. 진(晉) 나라 육경(六卿)의 한 사람인 범 씨(范氏)는 다른 네 사람에 의해 중행씨(中行氏)와 함께 망하게 된다. 이 범 씨가 망하자, 혼란한 틈을 타서 범 씨 집 종을 훔친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종이 지고 가기에는 너무 커서 하는 수 없이 망치로 깨뜨렸다. 그러자 꽝! 하는 요란한 소리가 났다. 도둑은 혹시 딴 사람이 듣고 와서 자기가 훔친 것을 앗아갈까 하는 생각에 얼른 손으로 자기 귀를 가렸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임금이 바른말하는 신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비유로 이른 말이다...

57.煮豆燃萁(자두연기)

한자의 뜻을 직역하면'콩을 삶기 위하여 같은 뿌리에서 자란 콩대를 태운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고(典故)를 살펴보면 형제끼리 서로 시기(猜忌)하고 다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중국  남조(南朝) 송(宋) 임천왕(臨川王) 유의경(劉義慶)이 지은 고대 소설집 세설신어(世說新語)에 나온다. 삼국시대 위문제(魏文帝)인 조비(曹丕)는 그의 아우 동아왕(東阿王) 조식(曹植)을 몹시 미워했다. 조식은 어렸을 때부터 총명했는데, 특히 열 살 때 벌써 훌륭한 시를 지을 정도로 글재주가 뛰어났다. 조조(曹操)는 셋째인 조식을 총애하여 한때는 조비를 제쳐 놓고 후사로 삼을 생각까지 했었다. 조비는 어릴 때부터 동생 조식의 글재주를 시기해 온 데다 후사 문제에서도 밀릴 뻔했던 적이 있어서 조..

56.涸轍鮒魚(학철부어)

‘수레바퀴 자국에 괸 물에 있는 붕어’라는 뜻으로, 매우 위급(危急)한 처지(處地)에 있거나 몹시 고단하고 옹색(壅塞)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유의어로 철부지급(轍鮒之急), 학철지부(涸轍之鮒)로도 쓴다. 이 말은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無爲自然(무위자연)을 주장했던 莊子(장자)의 이야기로 ≪莊子(장자)≫에 나오는 말이다. 그는 王侯(왕후)에게 무릎을 굽혀 안정된 생활을 하기보다는 어느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즐겼다. 그러다 보니 가난한 그는 끼니조차 잇기가 어려웠다.어느 날 장자는 굶다 못해 監河侯(감하후)를 찾아가 약간의 식대를 꾸어 달라고 했다. 그러자 감하후는 친구의 부탁을 딱 잘라 거절할 수가 없어 이렇게 핑계를 댔다. “빌려 주지. 2, 3일만 있으면 食邑(식읍)에서 세금..

55.忍中有和(인중유화)

'인내 속에 화목이 있다'는 뜻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재앙은 참을성이 부족한 것에서 비롯되므로, 참고 참으면 큰 화평이 있다는 말이다. 이 말은 중국 역사서 구당서(舊唐書)에 실린 '百忍堂中有泰和(백인당중유태화)'의 주인공, 장공예(張公藝)의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 백번 참으면 큰 화평이 있다는 가르침이다. 장공예(578~676)는 99세 동안 한 집에서 9대 900명이 화목하게 살아서 널리 알려졌다.  665년에 당(唐)나라 고종이 장공예의 집을 방문해서, 많은 친족이 화목하게 한집에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물었다.  장공예는 모든 것은 참을 忍인자 한 글자 덕이라고 답하면서  忍(인) 100자를 써서 고종에게 올리자, 고종이 크게 칭찬하며 '百忍堂(백인당)'이라는 당호(堂號)를 써 내..

54.載舟覆舟(재주복주)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민심이 중요함을 이르는 말이다. 수능재수역능복주(水能載舟 亦能覆舟)의 줄인 말이다.  군주인수(君舟人水)란 말이 있다. 임금은 배, 백성은 강이라 함이다. 강물은 배를 띄우지만 화나면 배를 뒤집는다는 의미다,  2300여 년 전 중국의 전국시대, 맹자의 성선설에 대하여 성악설을 주장했던 조(趙) 나라의 사상가이자 유가(儒家)의 대학자인 순자(荀子)는 이런 말을 하였다. 君者舟也(군자주야) 군주는 배요, 庶人者水也(서인자수야)  백성은 물이니, 夫水所以載舟(부수소이재주)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亦所以覆舟(역소이복주) 또한 배를 뒤집기도 한다.  물이 배를 띄우는 것을 재주(載舟)라 하고, 배를 뒤집는 것을 복주(覆舟)라 하니..

53.雪泥鴻爪(설니홍조 )

눈 위에 밟은 기러기의 발자국이 눈이 녹으면 없어진다는 뜻으로, 인생의 자취가 흔적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비슷한 용어로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여조로(人生如朝露), 인생여풍등(人生如風燈) 등이 있다. 이 말은 동생 蘇轍(소철)이 형 소동파 蘇軾(소식)에게 보낸 시를 보고 소식이 화답한 시에서 유래한 말이다.  應似飛鴻踏雪泥  泥上偶然留指爪> 구절에서 雪泥鴻爪(설니홍조)가 유래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오 년 전 아버지 蘇洵(소순)은 두 아들을 데리고 開封(개봉)에서 치르는 과거에 응시하기 위해 고향인 사천성을 떠나 머나먼 旅程(여정)의 길을 가던 중 沔池(면지 또는 澠池) 서쪽 이릉(二陵)까지 왔을 때 그들이 타고 왔던 말들이 죽어 실의에 차 있는데, 마침 그곳을 지나던 스..

52.常樂我淨(상락아정 )

글자의 뜻은 세상은 변하지 않고 영원하며(常), 인생은 고통과 괴로움이 없이 즐거우며(樂), 진실한 자아가 능동적으로 세상을 자재(自在)할 수 있으며(我), 인간은 번뇌의 더러움이 없이 청정하다(淨)는 의미다. 불교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로 부처님처럼 법신과 열반의 경지인,  즉 일체의 번뇌나 고뇌가 소멸된 상태에  이른다면 이 네 가지 덕성을 가진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표현으로 열반사덕(涅槃四德), 법신사덕(法身四德)이라고도 하며, 줄여서 사덕(四德)이라고도 한다. 불교경전인 『대반열반경』은 붓다의 몸이 법신과 반야, 해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상락아정이라고 한다. 따라서 무아(無我)인 것은 윤회하는 중생이고, 아(我)는 여래이며, 무상한 것은 성문과 연각이고, 상(常)인 것은 법신이며, 열반은 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