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風) 내성천변(乃城川邊) 한들거리는 저 갈대도 바람 멎으니 고요히 새소리 즐기고, 폭풍에 사납던 저 강물도 바람 그치니 거울처럼 맑아지는데, 저 바람 들지 못하는 내 몸 속에서 쉼 없이 펄럭이는 번뇌의 깃발. 어느 날, 저 강물처럼 맑아져 오욕(五慾)칠정(七情) 넘어설 반야(般若).. 주비글마당/흙살깊은골짜기<운문> 2014.02.16
인천 누이 회갑 축하 인천 누이 회갑 축하 산 좋고 물 맑은 톳골에서 곱디고운 꽃으로 피어나, 넓고 밝은 심성으로 바른 삶의 도리를 익혀 힘든 살림 알뜰히 꾸려가며, 공주 셋 키워 화목한 가정 이루었으니 그 노력, 그 정성에 환갑이 오늘인지도 몰랐으리. 훌륭하고 장하다. 인생 백년이라 아직 40년이 남았구.. 주비글마당/흙살깊은골짜기<운문> 2014.02.15
한여름 대구에서 한여름 대구에서 그대는 좋겠소. 모시의대 차려입고 과수원 그늘에서 산바람 들바람 쐬고 있어서 그대는 좋겠소. 정자에서 임의 무릎 베고 누워 부채질 받으며 달콤한 오수를 즐기니 그대는 좋겠소. 계곡에 수박 띄워놓고 매미 울음 곡조 따라 일필휘지 글을 쓰니. 그대는 좋겠소. 깊은 .. 주비글마당/흙살깊은골짜기<운문> 2014.02.15
삼매골 삼매골 안석동 뒷구렁 솔밭 길 지나 밤솔 가지 휘늘어진 산길 감돌아 산 넘고 등 넘어 지겟짐, 소바리, 쉬어 넘던 삼매골 가는 길. 다랑논 다닥다닥 조각 뙈기 파고 메워 반듯반듯 논 만들고 하늘 물에 목말라 높은 곳에 못을 파서 벼 한 포기 더 심으려던 선친 모습 아련한데, 길 험타고 버.. 주비글마당/흙살깊은골짜기<운문> 2014.02.15
황명숙 여사 회갑 황명숙 여사 회갑 임진년 시월 보름, 용(龍)을 타고오던 날. 학가산은 오색단풍으로 곱게 단장하고 축복의 풍악을 울렸다오. 광풍제월(光風霽月) 올곧은 명문가에서 금지옥엽(金枝玉葉) 사랑 받으며 강상(綱常)의 도리 익히고, 온화한 품성과 영롱한 지혜를 닦아 월부화용(月膚花容)의 수.. 주비글마당/흙살깊은골짜기<운문> 2014.02.15
퇴임사 퇴 임 사 해마다 아름다운 꽃밭을 가꾸었습니다. 포기마다 피어날 향기와 색깔을 그리면서 한 세월 나를 잊고. 그것이 진정 행복인 줄도 몰랐습니다. 한 생각 놓고 돌이켜 보니 여기 낙강이 흐르고 저기 저렇게 푸른 비슬산이 보입니다. 지금 저는 호접몽을 꾼 듯 안개 속을 걷습니다. 새.. 주비글마당/흙살깊은골짜기<운문> 2014.02.15
딸 민지의 대학 졸업 딸 민지의 대학 졸업 그대는 삶의 한 자락에서 강물처럼 긴 인고와 불길 같은 열정으로 꿈과 희망을 쌓았도다. 이제 진리, 긍지, 봉사의 정로를 걸으며 사랑하며, 감사하며, 바르고 떳떳하게, 홀로 무문대도를 가리라. 오직 그대 앞에 찬란한 영광 있을지어다. (2011. 2. 25 딸의 대학졸업 축.. 주비글마당/흙살깊은골짜기<운문> 2014.02.15
대학 입학 축하 대학 입학 축하 내 사랑하는 딸. 민지야 ! 경북대학교 입학을 축하한다. 너의 빛나는 눈동자로는 세상의 좋은 일만 보고, 예쁜 두 귀로는 아름다운 소리만 듣고, 명석한 머리로는 지혜로운 생각만하고, 고운 입술로는 진실한 말만 하여라. 두 발이 가는 곳마다 새로운 실력을 쌓고, 한 손에.. 주비글마당/흙살깊은골짜기<운문> 2014.02.15
거룻배 거룻배 하늘과 땅이 열리고 긴 닭 울음 안계 들녘을 흔들 때 총명과 지혜의 강물이 자비의 배를 띄워 저어 온 지 예순 돌. 질곡의 뱃길에서 소리 없이 슬픔과 고뇌를 삼키고 두 팔 벌려 기쁨과 꿈을 펼쳐도 나랏일은 칼날로 다스리고 인륜을 천륜으로 지키며 유유히 노을빛 저어가는 찬란.. 주비글마당/흙살깊은골짜기<운문> 2014.02.15
보길도 세연정에서 보길도 세연정에서 소나무 그늘 헤쳐 이슬 고인 앞개 물에 텅 빈 정자 가득히 시름없는 어부 마음이 먼 파도 타고 와 흥겹게 임의 가슴에서 노래되어 흐른다. 우거진 숲 밀어내고 씻어 담은 뒷개 물에 금빛 심 붉게 감싼 동백꽃 송이 송이가 노(櫓) 물결 타고와 호젓이 임의 가슴에서 향기 .. 주비글마당/흙살깊은골짜기<운문> 2014.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