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퇴임사
명예 퇴임사 해마다 아름다운 꽃밭을 가꾸었습니다. 포기마다 피어날 향기와 색깔을 그리면서 한 세월 나를 잊고. 그것이 眞正 幸福인 줄도 몰랐습니다. 한 생각 놓고 돌이켜 보니 여기 洛江이 흐르고 저기 저렇게 琵瑟山이 푸른 것이 보입니다. 지금 저는 胡蝶夢을 꾼 듯 안개 속을 걷습니다. 새장을 나온 마음은 三生을 꿰뚫은 大自由人이 된 듯 가슴 벅찹니다. 이제 비껴 가는 歲月을 바라보며 因緣따라 또 한 세월을 맞으렵니다. 잃어버린 나를 찾아 無爲의 삶을 살렵니다. 마음 따라 모든 일 이루소. (1999년 8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