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한문용어[典故] 102

105. 香遠益淸(향원익청)

​글자를 풀이하면 '향기는 멀리 퍼질수록 더욱 맑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향기는 연꽃의 향기를 말한다. 이 말은 군자의 덕행이 오래도록 은은하게 전해지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경복궁 후원의 香遠亭(향원정)은 여기서 따온 이름이다. 조선후기 강세황(姜世晃)의 연꽃 그림도 향원익청(香遠益淸)이다. 이 말은 송(宋)나라의 유학자인 주돈이(周敦 )가 지은 '애련설(愛蓮說)'에서 유래했다. 고문진보 후집에 나오는 이 글을 보면, 진(晉)나라 때의 도연명은 홀로 국화를 좋아하였고, 당(唐)나라 이후부터는 모란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졌다. 그러나 나는 유독 연꽃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연꽃은 진흙에서 피어나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결이 연꽃을 깨끗이 씻어도 요염해지지 않으며, 연꽃의 줄기는 ..

104. 切齒腐心

'이를 갈고 속(마음)을 썩이다'는 뜻으로, 억울한 일을 당한 뒤 치를 떨 정도로 분해서 자신이 비록 망가진다고 하더라도 복수를 끝내하겠다고 다짐할 경우를 가리키는 고사성어이다.《사기》 〈자객열전(刺客列傳)〉 형가(荊軻) 편에 나온다. 전국시대, 연나라 태자 '단'은 자신의 식객이었던 형가에게 진왕을 죽여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형가는 진나라에서 대역죄로 쫓겨나 연나라로 온 번오기를 진왕에게 넘겨주면서 그에게 다가갈 기회로 삼자며 태자에게 제안했다. 그러나 태자 단이 이를 단호히 거부하자 형가는 은밀히 번오기를 찾아가 진왕에게 복수를 하려면 당신의 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번오기는 "이는 내가 밤낮으로 이를 갈고 속을 썩이던 일이오니, 이제야 가르침을 듣고 깨달았습니다."라고 말하고는 한치의 망설임..

103. 臥薪嘗膽(와신상담)

이 말을 직역하면 '땔나무에서 누워 자고, 쓸개를 맛본다'는 뜻이다. 복수나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가오는 어떠한 고난도 참고 이겨낸다는 말이다. 주로 인내심과 결단력을 강조할 때 사용된다. 이 말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의 복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나라와 월나라는 서로 깊은 원한을 품고 있었다. 오나라의 왕 합려는 월나라의 정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전쟁을 일으켰다가 대패하고 말았다. 이 전쟁에서 오왕 합려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중 죽음을 맞이한다. 임종 직전, 합려는 아들 부차를 불러 "반드시 월나라에 복수하라" 는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부차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오나라의 왕이 된 후, 복수에 대한 강한 결심을 한다. 그는 아침저녁으..

102. 碩果不食(석과불식)

이 말을 직역하면 '크고 단단한 과일은 (종자로 쓰기 위해서) 먹지 않는다' 또는 '크고 단단한 과일은 (벌레) 먹히지 않다'가 된다. 이를 의역하면 '충실한 열매는 먹어치우지 않고 남겨 종자로 쓴다', 또는 '덕과 능력으로 충실한 사람은 버림받지 않는다'가 된다. 주역(周易)의 효사(爻辭)에 있는 말이다. 차례차례 하나씩 음효(陰爻)로 바뀌어 음효 여섯으로 도식되는 중지곤괘(重地坤卦)가 되는데, 이 산지박괘는 이미 아래 다섯 개의 양효가 음효로 바뀌어버렸고, 마지막 하나만 양효로 남아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크고 단단한 과일은 이 양효를 두고 말한 것이고, 이 양효는 사람으로 치면 군자(君子)이고 대인(大人)이고 남자 어른이다. 인간 사회에서 중요한, 많은 일을 하는 주체이다. 이를 자연의 기운으로 ..

101. 磨斧作針(마부작침)

이 말의 뜻은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결국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말은 당나라(唐) 시인 이백(李白)과 관련된 일화에서 유래되었다. 이백(李白)은 총명했지만, 학문에 대한 인내심이 부족해 쉽게 싫증을 내는 편이다. 그는 공부에 흥미를 잃고 책을 덮은 채 밖으로 나갔다. 길을 걷는 중에 한 노파가 도끼를 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백은 노파가 커다란 도끼를 연마하는 모습을 보고 그 의도가 궁금했다. "도끼를 갈아서 무엇을 하려고 합니까?" 노파가 답했다. "바늘을 만들고 있오." 이백은 의아해하며 이 큰 도끼로 어떻게 가늘고 섬세한 바늘을 만들 수 있는지 노파에게 물어보았다. 노파는 미소를 지으며 도끼를 갈던 손을 멈추지..

100. 首丘初心(수구초심)

이 말은 '여우가 죽을 때가 되면 머리를 자기(自己)가 살던 굴 쪽으로 둔다.’는 뜻으로, 고향(故鄕)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의 고서 예기(禮記)의 단궁상편(檀弓上篇)에서 유래를 볼 수 있다. 강태공(姜太公)이 제(齊)나라 영구(營丘)에 봉해져 계속해서 오대(五代)에 이르기까지 살았으나 주(周)나라에 와서 장례(葬禮)를 치렀다. 군자(君子)가 말하기를 “음악(音樂)은 그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바를 즐기고 예는 그 근본(根本)을 잊지 않아야 한다. ” 옛사람의 말이 있어 말하기를, 여우가 죽을 때 언덕에 머리를 바르게 하는 것은 인(仁)이다.”라고 했다.

99. 曲學阿世(곡학아세)

이 말은 '학문(學問)을 굽히어 세상(世上)에 아첨(阿諂)한다.’는 뜻으로, 바른길에서 벗어난 학문(學問)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아첨(阿諂)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역사서인 사마천의 사기(史記)에서 유래한다. 한나라(漢--) 황제(皇帝)인 경제(景帝)가 즉위하여 천하(天下)의 선비를 찾다가 원고생(轅固生)이란 90세의 노(老) 시인(詩人)을 등용(登庸)하기로 했다. 중신(衆臣)들은 그의 등용을 반대(反對)했으나, 끝내 경제(景帝)는 그를 등용한다. 같이 등용된 소장(少壯) 학자(學者)로 공손홍(公孫弘)이 있었다. 공손홍은 원고생(轅固生)을 깔보고 무시(無視)했으나, 개의(介意)하지 않고 공손홍(公孫弘)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학문(學問)의 정도(正道)가 어지러워져 속설(俗說)이 유행하여, 전통적(傳統的..

98. 六神通(육신통)

육신통(六神通)이란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 보살, 아라한의 경지에 도달한 수행자들이 수행의 부산물로 얻을 수 있는 여섯 가지 신통력(神通力)을 가리킨다. 불교 경전 중 《아비달마구사론》에서 언급된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목갈라나(목련존자)는 신통제일이라 불리며 육신통을 모두 겸비하였다고 전한다. 불교는 육신통을 비롯한 신통력이 존재한다고 긍정하지만, 동시에 신통력에 과도하게 빠짐은 오히려 신통에 집착하여 해탈에서 멀어지는 길이라고 보아 부정적으로 여긴다. ①신족통(神足通) 신족통(⒮ṛddhi, ⒫iddhi)은 마음으로 몸을 만들 수 있거나 사라지게 할 수 있고 벽 등을 통과할 수 있고, 물 위를 걸을 수 있고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 등을 가리킨다. 신족통을 갖추고 있으면 수명을 연장할 수..

97. 暴虎馮河(포호빙하)

이 말을 풀어쓰면, '맨손으로 범을 때려잡고, 황허강(黃河江)을 걸어서 건넌다' 는 뜻으로, 용기는 있으나 지혜가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논어(論語)》의 에 나온다. 공자의 제자 중 안회는 특히 학재가 뛰어나고 덕행이 높아서 공자가 무척 아꼈다. 용감무쌍한 자로가 은근히 샘이 나서 공자에게 물었다. 무용(武勇)에 관한 한 자신 있는 자로는 ‘그야 당연히 나지’ 라는 생각으로 물었다. 하지만 공자가 말했다. “선생님 만약 대군을 이끌고 전쟁에 임할 때 선생님은 누구와 함께 가시겠습니까?” 공자는 대답하였다. "暴虎馮河 死而無悔者 吾不與也(포호빙하 사이무회자 오불여야) 맨손으로 범에게 덤비고 맨몸으로 황하를 건너며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무모한 자와는 나는 같이하지 않을지니라." 라고 하셨다.

96. 牽强附會(견강부회)

이 말은 '근거가 없고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끌어대어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맞춘다.'는 뜻이다. 온당한 이치도 살피지 않고, 가당치도 않는 말을 끌어다가 자기주장이나 조건에 맞도록 합리화하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일컫는다. 이 말의 유래는 살펴보면 견강부회는 본래 견합부회(牽合附會)로 썼다. 이 고사성어는 송나라의 역사가 정초(鄭樵 1103~1162)가 '통지(通志)' 총서(總序)에서 '董仲舒以陰陽之學 倡爲此說 本于春秋 牽合附會(동중서이음양지학 창위차설 본우춘추 견합부회)' 라고 쓴 데서 유래한다. 뜻은 동중서가 음양학으로 이설을 창도하여 '춘추'에 억지로 끌어다 붙인 음양설을 비판하며 동중서의 주장보다 더 깊고 넓은 사유의 세계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