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한문용어[典故] 120

30.一場春夢(일장춘몽). 한단지몽 (邯鄲之夢)

한바탕 꿈을 꿀 때처럼 흔적도 없는 봄밤의 꿈이라는 뜻이다. 큰 성공을 거두었다가 갑자기 무너져 내린 경우에 자주 쓰는 말이다. 중국 북송(北宋) 때 조령치(趙令畤)가 지은 『후청록(侯鯖錄)』에 나오는 말이다. 당시 최고의 문장가로 이름을 떨치던 소동파(소식蘇軾)가 63세 때 죄를 짓고 세 번째 유배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유배지에서 거리를 걸어가던 중 어느 한 노파가 그를 알아보고 초라한 그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듯 이렇게 물었습니다. "지난날의 부귀영화가 한낮 봄에 꾼 꿈과 같지 않나요? " 이에 소동파는 "허어 그렇군요 정말 일장춘몽 이군요." ​ ▶인간 세상의 삶이 덧없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로 한단지몽 (邯鄲之夢)이란 말도 같은 맥락이다. 한단에서 꾼 꿈이란 말이다. 중국 당나라 현종 때 한단..

29.南柯一夢(남가일몽)

남쪽으로 뻗은 나뭇가지 아래의 꿈이라는 뜻으로, 덧없는 꿈이나 부귀영화를 이르는 말이다. 유의어로 괴몽(槐夢:괴화나무의 꿈),괴안몽(槐安夢:괴안국의 꿈),남가지몽(南柯之夢:남쪽 나뭇가지의 꿈),남가몽(南柯夢:남쪽 나뭇가지 꿈)으로 표현 하기도 한다. 중국 당나라 때의 전기 소설(傳奇小說)인 이공좌(李公左)의 으로, 주인공 순우분(淳于棼)이 남쪽으로 뻗은 괴화나무 가지 아래에서 잠이 들었다가 괴안국(槐安國)에 초청을 받아 20년 동안 부귀영화를 누리는 꿈을 꾸다가 한순간에 깨었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다. 덕종(德宗) 대에 강남 양주(陽州)에 순우분(淳于棼)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의 집 남쪽에 커다란 홰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어느 날 순우분은 친구들과 괴화나무 아래에서 술을 마시고 집 마당 처마..

28.盲龜遇木(맹귀우목)

눈먼 거북이 우연히 뜬 나무를 붙잡았다는 뜻으로, 어려운 형편에 우연히 행운을 얻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유의어로 맹귀부목(盲龜浮木)으로도 쓰며, 천재일우(千載一遇)도 비슷한 말이다. 불교 경전 《잡아함경(雜阿含經)》에 이 이야기가 나온다. 아주 깊고 넓은 바닷속에 눈이 멀어 앞을 보지 못하는 거북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 거북은 100년에 한 번씩 뭍으로 오르기 위해 수면 위로 떠오르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어느 날 수면으로 떠오른 거북은 마침 바다 위를 떠다니던 구멍 뚫린 널빤지에 머리가 끼여 뭍으로 오를 수 있었다. 불가에서는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이 처럼 어렵다고 한다. 인간으로 태어나지 못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인간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가를 말해주는 이야기이다. 간절한 ..

27.柔能制剛(유능제강)

부드러운 것이 능히 단단한 것을 이긴다는 뜻이다. 이 말은 노자의 《도덕경》에 수록되어 있다. 유의어로 약능승강(弱能勝强)도 병서(兵書)에 나온다. 노자는 임종이 가까워지자 마지막 가르침을 주기 위해 제자를 불렀다. 노자는 자신의 입을 벌려 제자에게 보여주며 묻는다. ​"내 입안에 무엇이 보이느냐?" "혀가 보입니다." "이는 보이지 않느냐?" "스승님의 치아는 다 빠지고 하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는 다 빠지고 없는데, 혀는 남아 있는 이유를 알겠느냐?" ​"이는 단단하기 때문에 다 빠져버리고 혀는 부드러운 덕분에 오래 남아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스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는 것. 이것이 세상사는 지혜의 전부이다. 이제 더 이상 너에게 가르쳐 ..

26. 食少事煩(식소사번)

먹는 것은 적고 하는 일은 많다는 뜻이다. 즉, 몸을 돌보지 않고 바쁘게 일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중국 원나라의 작가 나관중이 지은 장편 역사 소설 삼국연의(三國演義)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위진남북조시대(魏晉南北朝時代) 위(魏)나라 사마의(司馬懿)가 제갈공명( 諸葛孔明)과 대치하고 있을 때이다. 제갈량은 사마의를 끌어내어 빨리 승패를 결정지으려 했으나 사마의는 지구전으로 제갈량이 지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로 대치하며 사신만 자주 왕래할 때 사마의는 제갈공명이 보낸 사신에게 물었다. “공명은 하루 식사를 어떻게 하며, 일 처리를 어떻게 하시오?” 그러자 사자는 음식은 지나치게 적게 먹고, 일은 새벽부터 밤중까지 손수 일일이 처리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마의는, “먹는 것은 적고 일은 번거로우니 ..

25.四柱八字(사주팔자)

사주(四柱)는 사람의 태어난 해를 연주(年柱), 태어난 달을 월주(月柱), 태어난 날을 일주(日柱), 태어난 시를 시주(時柱)라고 하는데 이것이 평생의 삶을 좌우하는 네개의 기둥이 된다고 사주명리학에서 주장한다. 팔자(八字)는 태어난 년,월,일,시를 간지로 나타내면 여덟 글자가 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2000년 1월 1일 0시(음력1999년 11월 25일 0시)이다. 만세력(萬歲曆)을 찾아 간지로 표현하면 己卯년, 丙子월, 戊午일, 壬子시, 즉 己卯. 丙子.戊午.壬子의 여덟 글자가 곧 사주팔자(四柱八字)가 된다. 우리나라 전통혼례때 신랑이 신부댁에 사주단자(四柱單字)를 보내던 것이 바로 사성(四星)·강서(剛書)·경첩(庚帖)이라고도 하는 사주팔자(四柱八字)이다. 이를 풀어봄으로써 그 사람의 지나온 생..

24.百八煩惱(백팔번뇌)

인간에게 있는 백여덟 가지의 번뇌라는 뜻이다.번뇌란 중생의 심신을 혼돈시키고 불교의 이상을 방해하는 장애를 의미하는 불교 교리이다. 이 번뇌는 수행과 지혜를 방해하는 것으로 이 번뇌가 제거될 때 중생은 해탈을 얻게 된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신체에 속해있는 여섯 가지 기관인, 즉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의 주관적인 육근(六根)이 그 대상이 되는 객관적인 육경(六境), 즉 색(色:색깔), 성(聲:소리), 향(香:냄새), 미(味:맛), 촉( 觸 :감각), 법(法:의식)을 만나서 서로 작용할 때 각각 좋고(好), 나쁘고(惡), 좋지도 싫지도 않고(平), 괴롭고 언짢고(苦), 즐겁고(樂),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捨), 여섯 가지 상태인 육식(六識:감정)이 생긴다. 이..

23.相思病(상사병)

두 사람이 서로 마음에 두고 몹시 그리워하며 생각하는 것을 뜻한다. 식물도 잎지고 난 뒤에 꽃이 피어 꽃과 잎이 서로 만날 수 없는 꽃을 상사화(相思花)라 한다. 비슷한 말로 사랑병, 회심병(懷心病), 연병(戀病), 연애병(戀愛病), 화풍병(花風病)이 있다. 이 용어는 동진(東晉)의 간보(干寶)가 지은 《수신기(搜神記)》에 나온다. 중국 춘추시대 송(宋)나라 강왕(康王)이 절세미인인 한빙(韓憑)의 부인 하씨(何氏)를 빼앗았다. 한빙이 이를 원망하자 그를 가두고 성단(城旦)의 형벌에 청했다. 한빙의 아내는 남편을 못 잊어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비가 많이 내려 강은 넓어지고 물은 깊어졌는데, 해가 뜨면 마음을 먹을 것입니다." 이 편지는 전달되지 못하고 왕의 손에 들어갔다. 왕이 좌우에 편지의 뜻을..

22.和光同塵(화광동진)→光而不耀(광이불요)

빛을 감추고 티끌 속에 섞여 있다는 뜻으로, 자기의 뛰어난 지덕을 나타내지 않고 세속와 함께 한다는 말로, 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속인과 인연을 맺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노자(老子)의 56장에 나오는 말이다. "똑똑한 사람들이여! 당신의 그 날카로운 지혜를 꺾으라! 그리고 그 복잡하게 얽힌 꼼수에서 풀려나라. 당신의 그 잘난 빛(光)을 누그러뜨리고(和), 이 세속(塵)과 함께(同)하라." 속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화광동진(和光同塵)의 빛은 깊은 깨달음에 이른 경지로, 자신의 지혜와 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세속에 겸허하게 묻혀 사는 현자의 모습이다. 비슷한 뜻으로 58장에 광이불요(光而不耀)란 말이 나온다. 아름답게 빛나되 너무 번쩍거리지 말라는 말로써 현인(賢人)의 처신을 말하는..

21.伯牙絶絃(백아절현)→知音(지음)

백아절현(伯牙絶絃)은 백아(伯牙)가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말이고, 지음(知音)은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 무슨 의미를 표현하는지 연주자의 마음을 알아낸다는 말이다. 전자는 자기를 진심으로 알아주는 참다운 벗을 잃은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고, 후자는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벗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열자(列子) 〈탕문(湯問)〉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춘추전국시대의 이름난 거문고 연주가인 백아(伯牙)와 나무꾼 종자기(鍾子期)는 가까운 벗이었다. 종자기(鍾子期)가 죽은 후 백아가 거문고를 부수고 줄을 끊은 데서 ‘백아절현’이 유래했다. 여기에서 ‘서로 마음을 알아주는 막역한 친구’를 뜻하는 ‘지음(知音)’도 유래했다. 백아와 종자기에 대한 이야기는 《여씨춘추(呂氏春秋) 〈본미(本味)〉》에도 있다. 백아는 거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