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지을 때 여러 번 생각하여 고치고 다듬음. 또는 그런 일이란 뜻이다. 유의어로 개고(改敲). 윤문(潤文)이 있다.
써 놓은 문장이나 글 따위에 연문(衍文)이 있을 때 매끄럽게 다시 다듬음을 뜻하는 조탁(彫琢)이란 말도 있다.
당(唐)나라 시인(詩人) 가도(賈島)가 말을 타고 길을 가다가 문득 좋은 시상(詩想)이 떠올라서 즉시 정리해 보았다.
「이응(李凝)의 유거(幽居)에 제(題)함」
한거소린병(閑居少隣竝) 이웃이 드물어 한적한 집.
초경입황원(草徑入荒園) 풀이 자란 좁은 길은 거친 뜰로 이어져 있다.
조숙지변수(鳥宿池邊樹) 새는 못 가의 나무에 깃들고,
승고월하문(僧敲月下門) 스님이 달 아래 문을 밀친다.
그런데, 결구(結句)를 밀다(推)로 해야 할지, 두드리다(敲)로 해야 할지 몰라 이리저리 궁리하며 가다가 자신(自身)을 향해 오는 고관(高官)의 행차(行次)와 부딪혔다. 그 고관(高官)은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중의 한 사람이며 부현지사(副縣知事)인 한유(韓愈)였다. 가도(賈島)는 먼저 길을 피하지 못한 까닭을 말하고 사괴했다.
역시 대문장자인 한유(韓愈)는 뜻밖에 만난 시인(詩人)의 말을 듣고 꾸짖는 것은 잊어버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이윽고 말했다.
「내 생각엔 두드리다(敲)가 좋을 듯하네.」
이후 이들은 둘도 없는 시우(詩友)가 되었다고 한다. 이 고사(古事)로 인해 퇴(推)와 고(敲) 두 자 모두 문장을 다듬는다는 뜻이 전혀 없는데도 그러한 뜻을 지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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