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명심명구이야기

19. 잡초같이 살지 마라

주비세상 2013. 6. 7. 12:10

<明心名句19> 잡초같이 살지 마라

 

徽宗皇帝曰 學者는 如禾如稻하고 不學者는 如蒿如草로다 如禾如稻兮여 國之精糧이요 世之大寶로다 如蒿如草兮여 耕者憎嫌하고 鋤者煩惱니라 他日面墻에 悔之已老로다(勤學篇)

 

<휘종황제가 말하기를, 배우는 자는 쌀알 같고 벼 같고, 배우지 아니하는 자는 쑥 같고 풀 같도다. 쌀알 같고 벼 같음이여! 나라의 좋은 양식이요, 온 세상의 보배로다. 그러나 쑥 같고 풀 같음이여! 밭을 가는 자가 보기 싫어 미워하고, 김을 매는 자가 힘들어 하느니라. 다른 날에 담장을 대한 듯함에 이를 후회할 때는 이미 늙었도다. >

 

인간의 존엄성이란 누구나 그 존재를 존중받고 도덕적으로 대우받을 권리를 타고났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개인의 인격, 사회적 지위, 경제적 지위의 평등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자기의 노력에 따라 인격적, 사회적, 경제적 대우가 달라질 수 있으니 주문공(朱文公)은

‘가난하다고 배우지 않으면 안 되고 부유하다고 배움을 게을리 해서도 안 된다(家若貧 不可因貧而廢學 家若富 不可恃富而怠學)’

고 했다.

학문은 자신의 입신영달(立身榮達)의 보물이 되는 동시에 군자(君子)로서 세상의 보배가 된다. 학문을 하는 자는 좋은 벼 곡식처럼 다른 사람에게 유익하지만, 학문을 하지 않은 자는 쓸모없는 쑥대나 잡초처럼 사람들에게 미움과 버림을 받는다.

젊어서 배우지 않고 아무 준비 없이 있다가 일이 닥치면(他日面墻), 누구나 후회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다 늙어버린 후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도 배워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발전하는 게 세상사(世上事)이고, 사람이 하고 싶고 알고 싶은 것은 끝이 없는데 어찌 마음의 문을 닫고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사람은 모름지기 자기의 환경에 따라 공부할 것을 스스로 찾아 때를 놓치지 말고 평생을 부지런히 공부할 일이다.

휘종(徽宗)(1082~1135)은 19살에 북송(北宋)의 황제가 되어 정치를 멀리하고 미술, 서예, 문학에 탐닉하여 예술을 후원하고, 도교를 장려하였다, ‘똑똑하여 모르는 것이 없고, 못하는 것이 없으며, 또한 즐기지 않는 것이 없다’는 내용으로 소설 수호지에 등장하는 그는, 숱한 염문과 화제를 뿌리며 북송을 망친 황제로 기록된 인물이나 이와 같은 훌륭한 말씀을 남기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