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명심명구이야기

18. 배워야 세상이 보인다

주비세상 2013. 5. 23. 21:30

 

<明心名句18> 배워야 세상이 보인다

 

莊子曰 人之不學은 如登天而無術하고 學而智遠이면 如披祥雲而覩靑天하고 登高山而望四海니라(勤學篇)

 

<장자가 말하기를 “사람이 배우지 않는 것은 마치 기술도 없이 하늘에 오르려는 것과 같고, 배워서 지혜가 깊고 넓어지는 것은 마치 아름다운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것과 같고, 높은 산에 올라 온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禮記曰 玉不琢이면 不成器하고 人不學이면 不知道니라(勤學篇)

 

<예기에 말하기를,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인간의) 도리를 알지 못하느니라.”고 하였다.>

 

 

공자는 논어 <계씨>(論語 <季氏>)편 제9장에서 사람을 네 등급으로 나누었다.

 첫째 등급은 생이지지(生而知之)한 사람, 즉 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이다(聖人).

 둘째 등급은 학이지지(學而知之)한 사람, 즉 배워서 아는 사람, 다시 말해 평생을 배움에 매진하는 사람이다(賢人).

 셋째 등급은 곤이학지(困而學之)한 사람, 통하지 못하여 배우려는 사람, 즉 필요한 것만 배우는 사람이다(學者,知識人).

 넷째 등급은 곤이불학(困而不學)한 사람, 즉 통하지 못하고 필요함에도 배우지 않는 사람이다(普通人). 

이에 대해 양시(楊時)는

“사람은 기질(氣質)은 다르나 앎에 미쳐서는 똑 같다. 군자는 오직 배움을 귀하게 여기니, 통하지 못하는 바가 있는데도 배우지 않으면 하등(下等) 인간이 된다.”

고 주(註)를 달았다.

 공자는 스스로 '학이지지(學而知之)'라고 말씀하셨고, 퇴계(退溪)나 율곡(栗谷)도 고생하며 공부한 끝에 지식을 얻었다고 '곤이지지(困而知之)'라고 하셨다. 아마도 '배움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려고 하신 것 같으나 실로 평생토록 치열하게 공부하신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우리 주변에는 자기 능력이나 수준은 생각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젊은 사람들을 자주 본다. 마치 하늘에 오르는 기술도 배우지 않고 하늘에 오르려는 무모한 사람들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간혹, 학문에 의한 깊은 사고와 통찰력 없이 요행으로 높은 지위나 부(富)를 가지는 사람이 있다 해도, 그 사람은 탄탄히 배움을 닦아 오른 사람처럼 온 세상을 폭넓게 오래 바라볼 수 없어서 운(運)이 지나면 허망하게 무너지고 만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하듯 한 단계씩 공부하여 탄탄한 내공을 쌓으면 질풍경초(疾風勁草)처럼 역경을 이길 수 있고, 높은 지위에 올라도 오래도록 존경 받으며 빛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배우지 않고도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다.’

는 환상에 현혹되어 인간의 당연한 역무(役務)인 공부를 소홀히 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그래서 예기(禮記)에 말하기를 옥돌은 다듬어야 비로소 그릇이 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인간의 도리를 모르니(禮記曰 玉不琢 不成器 人不學 不知道) 인간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사람은 모름지기 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토록 부지런히 공부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