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명심명구이야기

17. 참아야 산다

주비세상 2013. 5. 11. 11:02

 

<明心名句17> 참아야 산다

 

 

子張曰 不忍則如何닛고 子曰 天子不忍이면 國空虛하고 諸侯不忍이면 喪其軀하고 官吏不忍이면 刑法誅하고 兄弟不忍이면 各分居하고 夫妻不忍이면 令子孤하고 朋友不忍이면 情意疎하고 自身不忍이면 患不除니라 (戒性篇)

 

 

<자장이 다시 묻기를 참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천자가 참지 않으면 나라가 비게 되고, 제후가 참지 않으면 그 몸을 잃고, 관리가 참지 않으면 형법으로 죽게 되고, 형제가 참지 않으면 각자 헤어져 살게 되고, 부부가 참지 않으면 자식으로 하여금 외롭게 되게 하고, 친구들이 참지 않으면 정의가 멀어지고,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을 제거하지 못하느니라.>

 

 

공자의 교수 방법은 철저한 수준별 맞춤식 교육이다. 같은 질문이라도 제자의 성품에 따라 다르게 대답한다. 이 구절은 제자들 중에서 언변(言辯)이 능하고 꾀가 많으면서 가장 정열적인 성격이나, 참을성이 부족한 자장(子張)의 질문에 대한 공자의 가르침이다.

“몸을 닦는 가장 아름다운 길을 한 마디로 말씀해 주시기를 원합니다.(願賜一言 爲修身之美)”

“모든 행실의 근본은 참는 것이 으뜸이다.(百行之本 忍之爲上)”

자장이 그 까닭을 물으니 공자는 천자, 제후, 관리, 형제, 부부, 붕우, 자신에 따라 참으면 좋아지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자장이 참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다시 물으니 위와 같이 자세히 대답한 것이다.

예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화병(火病)이란 말을 많이 써오고 있다. 오지(五志:감정)의 변화 중에서 노(怒)의 감정으로 인하여 기(氣)가 위로 역상하고, 열기가 역행하여 병적인 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분노증후군(anger syndrome), 울화병이라고도 하는데 화나는 일을 당했을 때, 제 때에 풀지 못하고 마음에 쌓여 생기는 병이다.

사람은 사람과 더불어 살지 않을 수 없고, 사람마다 인식과 욕망이 다르기에 상충(相衝)되는 일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자신에 의하든 타인에 의하든 스트레스(stress)가 쌓이면 화나게 되고, 화가 심하면 화병이 된다. 화는 점염성이 강하여 주위 사람들을 쉽게 흥분시켜 더 큰 노여움을 만든다. 그래서 공자는 먼저 죽은 수제자인 안회의 인간됨을 칭찬할 때도,

‘자신의 분노를 남에게 옮기지 않았고, 한 번 한 잘못을 두 번 반복하지 않았던(不遷 怒 不貳過) 사람(논어 옹야편)’

이라고 하면서 노여움에 대한 인(忍)을 강조했다.

 스트레스나 화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명상, 운동, 취미 생활 등 다양하나, 자기에게 적절한 방법을 찾아 꾸준히 마음을 수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나 화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명상, 운동, 취미 생활 등 다양하나, 자기에게 적절한 방법을 찾아 꾸준히 마음을 수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금이 참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국정을 통치하면 나라가 어지러워져 망하게 되고, 중책을 맡은 관리가 불인(不仁)하면 벌을 받아 몸이 상하거나 죽게 되고, 형제간에 불인(不仁)하면 서로 남남으로 살게 되고, 부부가 참지 못하고 싸우게 되면 자식들이 고아(孤兒)처럼 외롭게 되고, 친구 사이에 참지 못하면 정이 멀어져 다시 만날 수 없고, 자기 성질을 이기지 못하면 날마다 근심을 가지고 살아야 된다.

인생사 참고 또 참을 일이다.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이 말씀을 듣고 난 자장은 참는 것은 어렵고도 어렵다고 감탄하면서 명언(名言)을 남긴다.

“사람이 아니면 참지 못할 것이요, 참지 못하면 사람이 아니로다.”

(非人不忍 不忍非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