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한문용어[典故]

18.兎死狗烹(토사구팽)

주비세상 2024. 2. 29. 10:48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말이다. 필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하다가 필요가 없어지면 가차없이 바로 버린다는 뜻이다.

 

원문엔 교토사양구팽(狡兎死良狗烹), 또는 교토사주구팽(狡兎死走狗烹)이라 했는데, 토사구팽(兎死狗烹) 네 자로 축약하여 쓰고 있다.

사기의  〈월왕 구천 세가〉에 나오는 말로, 춘추시대 월나라의 군사(軍師) 범려(范蠡)의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당시 오나라를 멸망시킨 월나라의 왕 구천은 고생할 때는 함께 고락을 나누지만 자신이 부귀해질 때면 교만해져 모든 것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성격이기 때문에, 구천이 공신들을 죽일 것이라 미리 예측한 범려가 문종에게 관직에서 물러나자고 권한 서찰에서 나온 말이다.

범려가 마침내 월왕을 떠나 제나라에서 대부 문종에게 서찰을 보냈다.

"새 사냥이 끝나면 좋은 활은 창고에 묻히게 되고, 날쌘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는 삶아져 죽게 됩니다.( 蜚鳥盡 良弓藏狡兔死走狗烹) "

과연 그 말이 맞아서 문종은 자결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보통은 한고조 유방이 천하를 통일한, 뒤 한신을 압송하자 한신이 한탄하는 말에서 유래한 걸로 알고 있으나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있던 말을 한신이 인용한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이 전해져 "토끼를 다 잡으면 사냥개를 삶는다."라는 한국 속담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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