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명심명구이야기

30. 겸손과 은혜로 살자

주비세상 2013. 12. 28. 14:00

 

<明心名句30> 겸손과 은혜로 살자

 

壯元詩에 云 國正天心順이오 官淸民自安이라 妻賢夫禍小요 子孝父心寬이니라.(省心篇 下)

 

<장원시에 이르기를, "나라가 바르면 하늘도 순하고, 벼슬아치가 바르고 청백하면 온 백성이 저절로 편안하느니라. 아내가 어질면 남편의 화가 적을 것이요. 자식이 효도하면 아버지의 마음이 너그러워 지느니라."고 하셨다.>

 

 오언절구로 된 이 시는 과거에 장원급제한 사람이 쓴 것으로 지은이를 알 수 없다.

하늘과 땅은 바람과 비와 천둥, 번개를 동반하면서 끊임없이 교류한다. 하늘은 하늘대로 높이 나는 새처럼 올라가기만 하고 땅은 땅대로 두더지처럼 아래로 내려가기만 한다면 그 세상은 죽은 세상이고 위 아래로 교만에 가득 찬 세상이 된다.

 하늘과 땅이 교류를 함으로써 모든 생명체들의 신진대사가 일어난다. 인간 세상의 신진대사도 겸손과 은혜가 기본이 된다. 가장 높은 곳에서 더 많은 은혜를 베풀 수 있고, 가장 낮은 곳에서 더 많이 겸손할 수 있다. 은혜와 겸손이 활발한 신진대사를 이룰 때 감사하는 마음이 싹튼다.

 우리 마음속에는 하늘도 있고 땅도 있다. 하늘 높이 올라가 본 사람은 그만큼 큰 은혜를 베풀 줄 알고 가장 낮은 땅으로 내려가 본 사람은 그만큼 큰 겸손을 배운다. 크나큰 은혜를 알고 크나큰 겸손을 아는 사람만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은혜를 알면 마음이 열린다.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의 은혜, 가정을 잘 지켜준 남편의 은혜, 국민들의 분쟁을 공명정대하게 해결해준 정부의 은혜, 외적의 침입을 막고 나라의 운명을 보살펴준 하늘의 은혜를 알면 온 세상이 넉넉해진다.

 나라는 공무원들에게 더욱 올바른 모범을 보이고, 공무원들은 국민들이 먼저 잘 살 수 있도록 해주려고 노력을 하게 되며, 아내는 직장에서 고생한 남편을 위해 편안한 잠자리를 마련해준다. 또한 자녀는 부모님의 주름살을 보면서 자신의 근본을 알게 된다. 그러면 자녀들을 위한 부모님의 희생도 즐거운 추억이 되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밤샘업무를 밥 먹듯이 했던 남편의 스트레스도 풀리고 어느덧 자신감을 회복해 직장에서 유능한 대접을 받는다.

도마 위에 오른 물고기처럼 살얼음판을 걷던 관리들도 자부심을 갖게 되고, 항상 모범을 보이느라 근엄한 표정을 지어야 했던 나랏님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난다. 하늘도 평화로운 나라를 내려다보면서 축복의 단비를 내린다. 이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