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名句31> 주색을 경계하라
渴時一滴은 如甘露요 醉後添盃는 不如無니라
<목이 마를 때 한 방울의 물은 감로수와 같고, 취한 뒤에 잔을 더하는 것은 없는 것만 못하다.>
酒不醉人人自醉요 色不迷人人自迷니라(省心篇 下)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요, 여색이 사람을 미혹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미혹되는 것이다.>
예로부터 술은 우리의 삶 속에 없어서는 안 될 음식으로 포함돼 인류와 함께 호흡
해 왔다. 문제는 술이 아니라 그 술을 마시고 어떻게 행동하느냐 하는 인간에 달려있는 것이다. 같은 물을 마셔도 뱀이 마시면 독이 되고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된다(蛇飮水成毒 牛飮水成乳 :知訥스님의 <誡初心學人文>). 우유가 되느냐 독이 되느냐는 술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마시는 사람에게 달려있고, 그 술을 마시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인격이 달라진다. 술은 사람을 취하게 하지 않고 여색은 남자를 유혹하지 않는다. 자신이 스스로 취하고 유혹되는 것이니 모든 것이 내 탓이라 하겠다.
우리나라가 산업 사회로 진입하던 시절, 직장에서는 주량(酒量)이 역량(力量)이라고 밤마다 두주불사(斗酒不辭)를 자랑처럼 여기며 자기의 주량을 과시하던 풍조도 있었다. 내가 이태백(李太白)이나 된 것처럼 일배일배부일배(一杯一杯復一杯)를 외치며 밤새워 주점을 오락가락했다. 취한 후에 또 마시는 술은 광약(狂藥)임을 술꾼 모두가 알면서 “일차! 이차!”하면서 주점을 찾아다녔다.
술에 대하여서는 우리 사회가 너무 관대한 것도 사실이다. 술이 취하면 예의에 벗어난 행동을 해도 너그럽게 용서해주고, 취중 약속도 술 탓으로 돌려 쉽게 실언(失言)으로 인정하고 없던 일로 해버린다.
불교에는 재가(在家) 신자(信者)가 지켜야할 오계(五戒) 중에 불음주(不飮酒)라는 것이 있다. 술은 한 두 잔이면 기분을 좋게 하고 약도 되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면 점차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독주(毒酒)가 된다는 것을 일찍부터 경계해왔다.
이 글은 과도한 음주를 경계하라는 가르침을 준다. 과음은 사람을 해치기 때문에 이미 취한 뒤에 더 마시는 것은 처음부터 술을 마시지 않음만 못하다고 하여 지나친 음주를 삼가 하라는 것이다. 한여름 찌는 듯한 무더위에 마시는 한 모금의 시원한 물은 우리 몸에 이로운 감로수가 됨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미 취하게 마셔서 정신을 가누기 힘든 상태에서 더 술을 마신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몸만 상하게 할 뿐이다.
술은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려고 마시는 것이지 과음으로 혼미한 정신이 되어 상대편을 불쾌하게 하려고 마시는 것은 아니다. 자칫 술을 더 마시다가 좌중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망칠 수도 있는 것이 술이다.
주자(朱子)도 지나친 음주를 경계하여 취중망언성후회(醉中亡言醒後悔)라고 하였다. 술이 취해 한 망령된 말은 술이 깬 뒤에 후회 한다는 뜻이니, 뒤늦게 뉘우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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