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명심명구이야기

27. 쓸모 없는 생명은 태어나지 않는다

주비세상 2013. 11. 8. 22:02

 

<明心名句27> 쓸모없는 생명은 태어나지 않는다

 

 

天不生無祿之人하고 地不長無名之草니라

 

 

<하늘은 녹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느니라.>

 

 

大富는 由天하고 小富는 由勤이니라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려있고, 작은 부자는 부지런함에 달려있다.>

 

 

成家之兒는 惜糞如金하고 敗家之兒는 用金如糞이니라(省心篇 上)

 

 

<집을 이룰 아이는 똥 아끼기를 금같이 하고, 집을 망하게 할 아이는 돈 쓰기를 똥과 같이 하느니라.>

 

 

 

 

  땅은 이름 없는 풀을 자라게 하지 않으며, 하늘은 자기 몫을 못하는 사람을 태어나게 하지 않는다. 수많은 수목들도 목재나 약재나 염료재 등으로 각기의 역할이 있어 그 이름값을 하게 되고, 사람은 자라면 어떻게든 사회 각 분야에서 스스로 자기의 능력을 발휘하며 먹고 살아갈 궁리를 하게 되니, 모든 생명체는 그 역할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은 태어날 때 먹을 것을 가지고 나온다는 말도 있다. 수(壽), 부귀(富貴)와 함께 다남(多男)을 복으로 여기던 시대의 말인 듯하다. 옛날 사람들은 낳을 수 있으면 다 낳았다. 하늘은 녹 없는 사람을 내지 아니한다 하였으니 잔뜩 낳았나 보다.

1960년대 이래 먹을 것이 문제가 되었던 시대에는 둘도 많다고 하여 산아제한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출산율의 심각한 저하로 경제 인구는 감소하고 노령인구가 비대해지는 사회적 기형 구조를 낳고 있다.

이 세상 역사가 있은 이후로 동양이건 서양이건 사람 두껍을 쓰고 난 사람이면 남자건 여자건 할 것 없이 모두 부귀영화를 꿈꿔왔다. 그런데 부귀영화가 그냥 되는가? 사람은 자기의 노력과 행동에 따라 나름대로의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 부지런히 노력하면 하늘은 그만한 대가를 주어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해준다. 그러나 아무리 뼈가 부서지라 일을 해도 큰 부자가 되기는 어렵다. 전생의 업(業)에 따라 정해진 운명인지는 몰라도 재벌이 되려면 하늘이 내린 복을 타고나야 한다. 그래서 이 글에서 소부(小富)는 재근(在勤)이요, 대부(大富)는 재천(在天)이라는 말을 한 것 같다.

옛날부터 하늘이 내린 부자는 시대에 따라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니 대부분 사람들은 근면성실하게 생활하여 왔다. 조금이라도 알뜰히 모아서 좀 더 나은 생활을 하지 않으면 가난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을 터득한 선인들은 성가(成家)와 패가(敗家)는 자식들의 절약태도에 좌우된다고 보아왔다. 

동서를 막론하고 가난한 사람을 보면 게으르거나, 일확천금을 꿈꾸거나, 사치와 낭비가 심한 자들이 대부분이다. 부지런하면 천하에 어려운 일이 없다(一勤天下無難事)는 말이 있다. 우리가 근면을 신조로 굳게 살아간다면 반드시 가난은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집을 잘 살게 할 아이는 더러운 똥도 금과 같이 아끼고, 그 집을 망하게 할 아이는 돈 쓰기를 똥과 같이 한다”

는 극단적인 비유를 들어 아이들에게 절약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이 글은 모든 생명의 존귀함을 전제로 하고 자기의 삶을 위해 절약하는 성실한 생활태도를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