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명심명구이야기

10. 순리대로 살아라

주비세상 2013. 1. 25. 18:24

 

<明心名句10> 순리대로 살아라

 

 

 

物順來而勿拒하고 物旣去而勿追하며 身未遇而勿望하고 事已過而勿思하라(正己篇)

 

 

<어떤 일이라도 순리로 온 것이면 거절하지 말고, 어떤 일이라도 이미 떠났으면 뒤쫓지 말라. 자신의 몸이 때를 만나지 못했거든 바라지 말고,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생각하지 말라.>

 

 

 자허원군성유심문(紫虛元君誠諭心文)에 이어지는 구절이다. 사람이 살면서 길운(吉運)이든 불운(不運)이든 다가오는 운을 피할 수는 없다. 모두가 자기에게는 행운만 찾아오기를 기다리겠지만, 하늘은 사람을 사사로이 편애하지 않고, 후하고 박한 차이를 두지 않는다(天意於人 無厚薄)고 했다. 운(運)은 인간의 의지에 무관하고 불가항력적인 힘에 의함이니 어찌하겠는가?

순명편(順命篇)에도

“때가 오니 왕발이 순풍을 타고 등왕각에 가서, 문장으로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되고, 운이 쇠하면 가난한 자가 탁본허락을 받아도 천복비(구양순이 씀)에 벼락이 떨어져 비석문이 깨어져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時來風送滕王閣 運退雷轟薦福碑).”

라는 글이 있으니 인생사 새옹지마(人生事 塞翁之馬)가 아니겠는가?

이처럼 길운이든 불운이든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차라리 편안한 마음으로 맞이하고 순리대로 지나가도록 기다리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나치게 운을 바라지도 말고 지나간 운에 연연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일러준다.

순리(順理)라는 말은 무리가 없는 순조로운 이치나 도리를 의미하니 당연히 부정한 것이 아니고 정당하게 오는 것을 말한다.

“위에는 하늘의 거울이 보고 있고, 아래에는 땅의 신령이 살피고 있다(上臨之以天鑑 下察之以地祇). 밝은 곳에는 나라의 법이 있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지켜보고 있다(明有王法相繼 暗有鬼神相隨).오직 바른 것은 지키고, 마음은 속이지 못하니, 거듭 경계하라(惟正可守 心不可欺 戒之戒之).”

고 하면서, 항상 자기 마음의 행방을 좇아 바르게 다스리고, 순리에 따를 것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