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설날의 놀이
우리 전통 놀이 중에서 언제 어디서라도 둘 이상만 되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신나게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 윷놀이다. 톳골에서는 설을 며칠 앞두고 꼭 준비해 두는 것이 윷이다. 산에 올라가서 엄지손가락 보다 조금 굵은 곧은 싸리나무를 잘라 와서 한 뼘 정도 길이로 반을 쪼개서 윷가락 넷을 매끈하게 다듬어 놓고 마필 4동도 두 종류로 다듬은 후에 지난 달력 뒷면에 윷판을 정성껏 그려 시렁 위에 올려놓는다. 먼 곳에 살고 있는 친척들이 설날이면 모두 모여 남녀노소가 한 바탕 어우러져 윷놀이를 하기 때문이다.
윷가락의 뒤집힌 수에 따라 도(돼지), 개(개), 걸(양), 윷(소), 모(말)라고 하는데 이는 다섯 종류 가축의 옛말을 딴 순 우리말이고, 고조선 행정 편제인 5가(加)를 의미한다.
경기 방법은 마필 4동이 먼저 나면 이긴다. 상대편의 마필이 나기 전에 따라 잡아 역전시키는 묘미는 윷놀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쾌감이다. 자기편이 원하는 윷이 나오기를 바라는 집중된 시선과 응원의 소리, 윷을 친 뒤에 어우러지는 함성과 탄식은 우리의 삶을 압축한 영화를 보는 듯하다. 이긴 편은 두 칸 방을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고 진편은 부엌에 나가 떡국을 끓이고 식혜와 묵을 차려온다.
한편 젊은 남자들과 아이들은 설 전에 뒷 밭둑 이대(톳골에 있는 대나무 이름)를 잘라와 연살을 다듬고 한지를 잘라 만들어 놓은, 긴 꼬리 달린 가오리연을 들고 나와 얼레를 돌리면서 논과 밭둑을 달린다. 서풍이 알맞게 불어주면 지금은 철거되었지만 쌍용봉에서 구압산으로 연결된 고압선 전선까지 연이 올라가 걸리기도 했다. 연을 날리는 방법은 높이 띄우기, 재주 부리기, 연 싸움이 있는데, 연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연실에 사기 그릇 가루를 아교와 섞어 풀을 먹이기도 한다.
연(鳶)은 정월 대보름날 저녁때 쯤 자기의 모든 액을 이 연에 실어 띄워 보낸다는 뜻으로 송액(送厄)이라고 쓰고 높이 오르면 연줄을 끊어 날려 보낸다. 일 년 동안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톳골백년 > 톳골의생활풍속'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 정월대보름맞이 (0) | 2009.08.03 |
---|---|
11. 세배 다니기 (0) | 2009.08.03 |
9. 막걸리 만들기 (0) | 2009.08.03 |
8. 감주 만들기 (0) | 2009.08.03 |
7. 조청 만들기 (0) | 2009.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