톳골백년/톳골의생활풍속

8. 감주 만들기

주비세상 2009. 8. 3. 10:25

8. 감주 만들기

 

 톳골에서 명절이나 집안의 길흉사에 빼 놓을 수 없는 음료가 감주(단술)이다. 이웃집에 잔치가 있으면 감주나 묵을 해오고 초상이 나면 밥이나 술을 해오는 것이 부조 풍습이었다.

 

감주의 단맛을 내는 것은 엿기름이다. 엿기름을 끓여 식힌 후 물을 부어 한 시간 쯤 불렸다가 손으로 건지를 치댄 후 우려낸 물을 두어 시간 가만히 두면 앙금이 가라앉는다. 이때 웃물만 따라 옹기 단지에 담고 뜨거운 고두밥을 넣고 설탕을 조금 쳐서 따뜻한 곳에 7시간 정도 삭히면 흰 밥알이 동동 떠오른다. 이 밥알을 조리로 건져 찬물에 헹구어 전분을 씻고 냉수에 담궈 냉장해 둔다. 전분이 빠져야 텁텁하지 않고 상큼한 맛이 난다. 밥알을 건진 물은 설탕을 약간 넣어 끓이고 완전히 식으면 냉장해 둔 밥알을 알맞게 띄우고 잣도 몇 알 함께 띄워 낸다. 엿기름과 고두밥의 비율은 같게 하고 물은 3배 조금 넘도록 한다. 알콜 돗수가 전혀 없으면서 단맛을 내는 음료가 감주이다.

 

 힘든 농사일 틈틈이 약주를 못 드시는 분이 이 달사한 감주를 한 사발 마시면 피로가 금방 풀림을 직접 느낄 수 있고, 미쳐 농주가 익지 않았을 때 농주 대용으로 짧은 시간에 마련할 수 있어서 자주 만드는 편이다. 잔칫상 후식이나 필배상(畢杯床)에 빠지지 않는 음료가 감주이다.

 

 지혜로운 주부들은 집에서 남은 밥으로 감주를 담아 페트병에 넣어 냉장고에 두고 여름철 아이들이 목말라 할 때 탄산음료 대용으로 감미로운 감주를 마시게 한다. 식혜와 감주는 밥을 삭혀 발효시켜 주정 없이 만드는 것은 비슷하나 안동 지방의 식혜와 감주는 재료와 만드는 과정, 그리고 맛에서 전혀 다른 특징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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