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세배 다니기
웃어른을 공경하는 우리의 아름다운 풍습은 새해를 맞이하는 설날에 더욱 자세히 볼 수 있다. 항상 가르침을 주신 연세 놓은 어른께 대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것은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에 당연히 해야 할 도리인 것이다. 톳골에서는 섣달 그믐날 아무리 바빠도 술과 고기를 조금 사서 집안 어른을 두루 찾아 인사를 올린다. 이것을 구세배(舊歲拜)한다고 하고,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세찬(歲饌)한다고 말한다. 세찬이란 말은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모든 음식을 일컫는 말이다. 설날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 마당과 고샅을 쓸고 새해의 기운을 받기 위해 대문을 활짝 열어 놓는다. 조상님께 차례를 올리기 위해 친척들이 모이기 시작하는데 사랑어른들은 사랑방에 모이시고 안어른들은 안방으로 모이신다. 남의 집 대문에 들어 갈 때도 남자를 앞세우는 풍습이 있다. 남존 여비 사상이라기보다는 새해 아침에 다소곳하게 근신하는 여성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품위와 교양을 한 층 더 높여 주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방에 오시는 어른들은 먼저 오신대로 손윗사람부터
톳골에서는 세뱃돈을 주지 않았다. 세배는 당연한 예절이기 때문이다. 많은 가정에서 예절을 가르치기 위한 방법으로 어린아이들에게 세배를 하게하고 세뱃돈을 준다. 요즘은 세뱃돈이 거꾸로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자기 과시의 방편으로 삼으니 조상 숭배가 금전 숭배로 절락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주자가례(朱子家禮)는 살아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먼저 만나면 먼저 세배를 한다. 그런데 조상님께 차례를 올린 후에 세배를 하는 가정도 있다. 보통 설날은 함께 만나는 대소가 사람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집안의 화목을 다지는 날이다. 그래서 마을 어른들이나 처가에도 초이튿날 이후에 가서 새해 인사를 드린다. 바쁜 일이 있거나 거리가 멀어서 세배가 늦은 경우에는 정월 대보름날 인사를 다녀도 허물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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