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名句22> 인생, 백 년 살기도 힘들다
天有不測風雨하고 人有朝夕禍福이니라(省心篇 上)
<하늘에는 예측할 수 없는 바람과 비가 있고, 사람에게는 아침저녁 닥쳐오는 화(재앙)와
복이 있느니라.>
未歸三尺土하여는 難保百年身이요 已歸三尺土하여는 難保百年墳이니라(省心篇 上)
<석 자의 흙구덩이(무덤) 속으로 돌아가기 전에는 백 년간 몸을 보전하기 어렵고, 이미
석 자의 흙구덩이(무덤) 속으로 돌아간 다음에는 백 년간 그 무덤을 보전하기 어려우
니라.>
아무리 과학문명이 발달한 미국도 자연의 재앙 앞에서는 어쩌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허리케인과 토네이도 때문에 막대한 재산과 인명 피해를 겪는다. 자연재해는 세계 모든 나라가 겪고 있는 자연현상으로, 최신 기상관측기를 총동원하여 예측해도 사전에 그 재앙을 막을는 수 없다.
사람 사는 경우도 이와 같아서 아침에 저녁의 돌발적인 일을 예측할 수 없다. 즐거운 일이 있어 희희낙락 하지만 언제 슬픈 일을 만날지 알 수 없다. 마치 하늘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화(禍)와 복(福), 사랑과 미움은 마치 동전의 앞뒷면과 같이 항상 나란히 붙어다닌다. 화가 언제 복으로 변할지 모르고, 복이 언제 화로 변할지 모른다. 그러기에 인생은 오직 현재가 중요할 뿐, 내일을 장담하며 큰소리칠 일은 아닌 것 같다.
사람은 백 년 살기가 어렵다. 흔히 수연례(壽筵禮)에서 장수(長壽)를 기원하는 축수(祝壽)로 ‘천수(天壽)를 누리소서.’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사람에게 하늘이 내린 수명인 천수(天壽)까지(대체로 125년으로 전해옴) 누리라는 말이다. 그런데 천수를 누리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지금은 현대 의학의 발달로 백 세 시대를 운운하지만 옛날에는 백 년 살기가 어려워(難保百年身) 두보(杜甫)는 곡강(曲江 二)이라는 시에 인생 칠십을 고래희(古來稀)라 하였다.
그리고 사람의 무덤도 백 년을 보전하기 어렵다(難保百年墳). 세상을 놀라게 한 위대한 인물이 아니면 그 무덤을 백년 유지하기가 힘든 것은 허언이 아닌 듯싶다. 역사를 더듬어보면 한 시대마다 내로라하는 왕후장상(王侯將相)이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또 향리(鄕里)마다 자칭 대장부(大丈夫)라 하며 떵떵거리며 으스대던 인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선사시대를 제외하고 기록이 정확하다고 하는 우리나라 역대 왕을 살펴보면 삼국시대 115명, 고려 28명, 조선 27명으로 모두 176명이다. 한 왕조마다 중앙과 지방을 호령하던 고급 관리만 해도 수 천 명이 넘었을 것이다. 그 많은 인물들의 무덤은 모두 어디로 갔단 말인가? 난보백년분(難保百年墳)임에 틀림이 없다.
인생은 ‘얼마나 살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느냐’에 의미가 있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행백리자 반구십리’(行百里者 半九十里),라는 말은 ‘백 리를 가는 사람은 구십 리를 절반으로 삼으라.’는 뜻이다. 백 리 길을 가야하는 사람이 구십 리를 오고서도 아직도 한 절반쯤 더 가야하는구나.’하는 마음가짐으로 나머지 십 리 길도 최선을 다해 가라는 뜻이다.
사람이 진실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면 그의 무덤은 후세가 장구하게 지켜 빛낼 것이요, 오욕의 늪에서 자기만족을 추구하며 의미 없는 삶을 살았다면 그 무덤은 백 년도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백 년도 힘든데 천 년을 살 것처럼 탐욕 하는 사람들, 죽어 백 년 지키기 힘든 무덤을 거창하게 석물로 장엄하여 산야를 훼손하는 사람들은 이 글귀를 다시 한 번 음미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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