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명심명구이야기

14. 여섯 가지 후회할 일을 하지마라

주비세상 2013. 4. 1. 21:34

<明心名句14> 여섯 가지 후회할 일을 하지마라

 

 

 

寇萊公六悔銘에 云하대 官行私曲失時悔요 富不儉用貧時悔요 藝不少學過時悔요

 

見事不學用時悔요 醉後狂言醒時悔요 安不將息病時悔니라(存心篇)

 

 

<구래공이 육회명에서 말하였다. 관리가 사사롭고 그릇된 일을 행하면 (그 자리를) 잃었을 때 후회하게 되고, 부유할 때 검소하게 쓰지 않으면 가난해진 뒤에 후회하게 되고, 기예(기술과 재주)는 젊었을 때 배우지 아니하면 시기가 지났을 때 후회하게 되고, 일을 보고 배우지 아니하면 써야할 때 후회하게 되고, 술에 취한 뒤에 함부로 말하면 술이 깬 뒤에 후회하게 되고, 몸이 편안할 때 조심하지 않으면 병이 들었을 때 후회하게 되느니라.>

 

 구래공(寇萊公)은 중국 북송(北宋) 때의 시인(詩人)이자 정치가이다. 이름은 준(準)이고, 자는 평중(平仲), 시호는 충민(忠愍)으로 진종(眞宗) 때 재상(宰相)으로 이름을 떨쳤고 많은 시를 남긴 사람이다. 육회명(六悔銘)은 구래공이 여섯 가지 후회할 일을 삼가라는 뜻으로 쓴 글이다.

  보통 사람들은 누구나 크던 작던 지난날의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을 안타깝게 후회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과거의 호시절을 그리워하며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들어본 적이 있거나, 직접 경험한 경우가 더러 있다. 공무 직장이나, 회사 직장에서 맡은 직분을 수행할 때, 사사롭게 처리하거나 부정하게 일을 처리하여 그 직을 잃고, 드높던 자기의 명예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사례. 남보다 몇 푼 더 있다고 돈을 물 쓰듯 하던 졸부(猝富)가 풍찬노숙(風餐露宿)으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뉘우치는 사례. 강철 체력으로 몸을 사리지 않던 사람이 병실에 갇혀 건강할 때를 그리워하며 후회하는 사례. 기회가 왔을 때 익히지 못한 일이 눈앞에 닥쳐 배워둘 걸 하며 안타까워하는 사례. 술 힘을 빌려 남에게 비수 같은 독설을 퍼붓고, 다음날, 실수는 모두 술 때문이라고(言多語失皆因酒) 후회하는 사례. 이것은 모두 자기에게 온 기회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거나, 자기의 마음을 신중하게 다스리지 못하고 경솔하게 처신한 데서 생긴 때늦은 후회들이다.

모든 일은 때가 있는 법이다. 이 글은 관리와 부자, 기예와 배움, 술취함과 건강 등 여섯 가지에 걸쳐서 후회할지도 모를 일을 미리 경계하는 말로, 상반된 상황과 조건을 소홀히 하지 말 것을 당부한 구래공(寇萊公)의 경구(警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