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를 풀이하면 '함흥에 가는 차사'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은 심부름을 가서 아무 소식이 없이 돌아오지 않거나 늦게 오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인다.
함흥은 함경남도에 있는 지명으로 조선 태조 이성계의 고향이다. 차사(差使)는 '사신을 보내다'라는 뜻으로 임금이 중요한 임무를 맡껴 중앙에서 임시로 파견하는 사신이란 말이다.
조선 초기, 방석(芳碩)의 변(1차 왕자의 난)이 있은 뒤 태조(太祖) 이성계(李成桂)는 정종(定宗)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옥새를 가지고 고향인 함흥에 은거했다. 그 후 형제들을 살해하면서까지(2차 왕자의 난) 왕위를 차지한 사람이 태종(太宗) 이방원(李芳遠)이다. 명나라에서는
"옥새도 없으면서 무슨 왕이냐? 옥새를 받아오든지 왕위에서 물러나든지 둘 중 하나를 골라라"
면서 압력을 넣는다.
이에 방원은 태조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함흥으로 차사를 보냈으나 태조가 번번이 활을 쏘아 차사들을 죽이거나 가두어 돌려보내지 않았다. 태조의 절친인 박순이 함흥으로 가서 태조의 마음을 돌렸으나 그도 결국 돌아오는 길에 죽임을 당한다.
‘함흥차사’는 우리나라에서만 쓰이는 성어로, 비슷한 말로는 끝내 소식이 없다는 뜻의 ‘종무소식(終無消息)’과, 강원도는 산이 많고 험해 포수가 한번 들어가면 좀처럼 나오기 어렵다는 뜻의 ‘강원도포수(江原道砲手)’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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