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한문용어[典故]

33.傾國之色(경국지색)

주비세상 2024. 4. 7. 20:05

 

국왕이 여인의 미색에 빠져 나라가 위태롭게 기울어져도 정사를 돌보지 않을 정도의 매력을 가진 미인이라는 뜻으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은 중국 정사의 하나인 후한의 반고가 쓴 한서(漢書) 외척전(外戚傳)에 나온다. 한무제 때 궁중 가수이자 악부(樂府)의 협률도위(協律都尉)였던 이연년이 무제 앞에서 절세미인인 자기 누이동생을 자랑하는 노래를 지어 부르는데 그 가사에 경국(傾國)이란 말이 나온다.

 

北方有佳人(북방유가인): 북방에 어여쁜 사람 있어

絶世而獨立(절세이독립): 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 미인이라오

一顧傾人城(일고경인성): 눈길 한 번 주면 도읍이 기울고

再顧傾人國(재고경인국); 눈길 한 번 더 주면 나라가 기울 정도라지

寧不知傾城與傾國(영부지경성여경국): 도읍 기울고 나라 기우는 게 무슨 대수겠소

佳人難再得(가인난재득): 미인은 다시 얻기 어려운 것을

무제는 이때 나이 오십이  넘었고, 사랑하는 여인도 없이 쓸쓸이 지내는 처지였다. 당장 그녀를 불러들이게 하였다. 무제는 그녀의 아름다운 자태와 날아갈 듯이 춤추는 솜씨에 매혹되었는데, 이 여인이 바로 무제가 정사를 뿌리치고 총애하였던 이부인 이연(李姸)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쉽게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경국지색과 비슷한 용어로 경성지색, 천하일색, 무비일색도 같은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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