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한문용어[典故]

3.商山四皓(상산사호)

주비세상 2024. 2. 17. 11:19

세상을 피해 상산(商山)에 숨어 살던 눈썹과 수염이 모두 하얗게 쇤 네 사람의 늙은 은자를 말한다. 오늘날로 말하자면 국가의 원로들이었다.

 

한나라 유방은 '조강지처'인 여후(呂后)가 낳은 아들을 후계자로 삼고 있었다. 하지만 척(戚) 부인과 사랑에 빠지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후계자인 태자를 척 부인 소생으로 바꾸겠다고 고집을 부린 것이다.

여후는 다급했다. 남편의 사랑을 빼앗기더니, 이제는 아들의 태자 자리까지 넘겨주게 될 판이었다. 지략이 뛰어난 장량(張良)에게 대책을 물었다. 장량은 한가지 아이디어를 전해줬다.

어느 날, 유방은 신하들과 함께 술을 마시게 되었다. 태자가 있는 자리를 보니 눈썹과 수염이 온통 눈빛처럼 하얀 노인 4명이 태자와 함께 있었다. 유방이 물었다.

"저 늙은이들이 도대체 누구인데 태자와 함께 앉아 있는가."

한 신하가 대답했다.

"저들이 유명한 '상산사호(商山四皓)'입니다."

유방은 깜짝 놀랐다.

"내가 저들을 보고 싶어한지 오래다. 그런데도 나를 만나주지 않았다. 어째서 나를 기피하면서, 태자와는 가까이 하고 있는가."

'상산사호'가 이 말을 들었다. 유방의 말을 받았다. "임금이 선비를 가볍게 여기는 바람에 우리는 산 속에 숨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태자는 선비를 아끼고 좋아해서 천하가 태자를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산에서 내려와 태자를 돕기로 한 것입니다."

유방은 이 말을 듣고 탄식했다.

"이미 태자에게는 날개(우익·羽翼)가 생겼구나. 나의 힘으로도 이제는 태자를 어쩔 수 없게 되었구나."

 장량은 태자 자리를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이들의 도움을 받으라고 충고해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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