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우신 운수선우님께
긴 잠에 빠져있던 저에게 새봄의 파릇한 새싹을 돋게 한 명덕과 박윤식 거사님께 한없는 고마움을 느낍니다.
황간에서의 1박 2일은 우리들이 만나 함께 걷던 지난날을 그리는 시골집 포근한 사랑방 같은 여행이였습니다.
직지사와 반야사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나니 꾸준히 수행하시는 명덕이 더욱 존경 스러웠습니다. 허약한 신심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백화산 가파른 문수전 계단을 헐떡거리며 올라도 보았으나 문수보살님은 말이 없었습니다.
달도 머물며 놀다 간다는 천하 절경 월류봉 앞에 서서 웅장한 월류오봉과 그 아래 굽이쳐 흐르는 맑은 물에 넋을 잃었으나 계곡사이로 매섭게 불어오는 석양의 겨울 바람이 몹시나 미워졌습니다.
박 거사님의 소상한 안내로 추억의 흔적이 수놓인 골방에서 올뱅이 만찬을 별미로 즐겼고, 추풍령 넘어에서 기망(旣望:陰16日)에 뜬 밝은 달을 바라보며 걷던 모습이 아련히 가슴에 새겨졌습니다. 기찻소리들리는 영동부잣집앞 모텔의 하룻밤도 상큼하였습니다.
두 분께 그저 고맙고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치열했던 수행의 옛날로 되돌아 갈 수는 없어도 시나브로 이런 만남도 의미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두 손 모아 거듭 감사를 올립니다.
주비 올림
<월류봉의 월류정>
<黃澗 旣望의 밤>
<黃澗 백화산 반야사>
<月留亭과 草江川>
<반야사 문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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