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昭鼎)님께
총각 같은 소정이 벌써 정년퇴임을 하신다니 가슴 가득 축하를 드립니다.
우리 교육을 굳게 뒷바라지하며 땀 흘린 세월은 소정의 머리를 희뜩희뜩하게 만들었고, 나라 위한 소정의 손길은 경북의 구석구석, 멀리 울릉도까지 학생들 모르게 그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왔습니다.
우리나라 미래의 기둥을 말없이 돌보아 온 소정의 공로는 숨어 피는 산 도라지꽃 향기처럼 은은히 퍼져 뜻있는 지인의 가슴에 새겨져 자랑으로 남아있습니다. 티 없는 마음으로 앞에 놓인 일을 억척스럽게 해내던 모습은 천진할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귀하게 자라 노부모 봉양하시던 내외분의 모습은 효자 효부 이야기를 보는 듯 놀라웠습니다. 건장한 삼형제를 양육하고, 근검절약하여 알뜰히 일군 살림은 우리 모두가 부러워하는 건실한 가정의 표상이 되었습니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 만나도 거리낌 없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진실한 소정이기에 이제 영부인과 함께 금계 터널 앞에서 싱그러운 사과나무를 보며 함박웃음 짓는 모습이 우리를 즐겁게 할 것입니다.
모든 건 무상한 것. 지금 가진 것을 목숨처럼 애착하는 것도 한 생각 바꾸면 한바탕의 꿈인 것을 모르고 사는 그 어리석은 사람들을 지긋이 바라보며 미소 지을 소정의 앞날에 해맑은 생활이 계속되길 기원합니다.
2005년 7월 2일
대구에서 주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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