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비글마당/흙살깊은골짜기<운문>

치악산의 범종 소리

주비세상 2014. 2. 15. 13:44

 

 

 치악산의 범종 소리

  

남대봉 비껴 앉은 용마바위 난간 위에

홀연히 날아와 구름 위에 나래 펴니

온 세상 쓸어 품고 이어온 긴 세월.

 

‘깨어나라 - - - - ’

산 너울 따라

유정, 무정의 무명잠을 흔들며

조용한 꿈을 헤친다.

 

‘깨어나라 - - - - ’

허공을 따라

저 편 지옥 중생의 탐욕잠을 벗기려

 

가물가물 먼 어둠을 헤친다.

 

‘깨어나라 - - - - ’

33천 하늘 끝까지

반야의 혼을 싣고 번뇌잠을 씻으려

초롱초롱한 별을 헤친다.

 

꿩이 부딪는 은은한 보은의 소리는

선근 중생의 가슴에

맑고 밝은 빛이 되어

이 새벽 온 누리에 출렁인다.

            (2006. 4. 6-12 치악산 상원사)

'주비글마당 > 흙살깊은골짜기<운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말 여행   (0) 2014.02.15
만대루에서  (0) 2014.02.15
울산 바위에 서니   (0) 2014.02.15
천불동(千佛棟) 계곡   (0) 2014.02.15
보문사에서  (0) 2014.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