톳골사랑방/滑稽諧謔風流

내시들의 노조

주비세상 2013. 1. 23. 16:22

 

내시들의 노조

조선시대 어느 임금님 시절. 궁중에 소속해 있던 내시들이 자기들의 권익옹호와 단결된 힘을 보여주기 위하여 노조를 구성하기로 하고 제반 준비를 마친 후 임금님께 고하였다.

"전하! 저희 내시들도 노조를 구성할까 합니다. 윤허하여 주시옵서서."

이 말을 들은 임금님 잠시 골똘히 생각하신 끝에

"아니, 노조라니, 무슨 얼토당토 않은 말이냐? 너희 내시들은 절대로 노조를 구성할 수 없느니라."

내시 대표가 다시 임금님께 아뢰었다.

"전하! 황공하오나 저희들이 노조를 구성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이옵니까?"

이에 임금님은 다음과 같이 내시들은 노조를 구성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노조를 구성할려면

첫째,
정관을 작성해야 하는데
너희들이 정관을 작성할 수 있느냐?

둘째,
발기인대회를 해야 하는데
너희들이 발기가 되느냐?

세째,
노조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각종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각처에 다니면서 사정을 해야 하는데
너희들이 사정이 되느냐?

넷째,
노조 결성 후 각종 난관에 봉착하면
그 난관을 뚫어야 하는데,
너희들이 난관을 뚫을 수 있느냐?
그래서 너희들은 절대로 노조를 구성할 수 없느니라."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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