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에 있는 정송강 사당을 찾았다. 가사 문학의 태두인 송강은 관동별곡, 성산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등 주옥같은 명작을 남겼다. 이태백이 그러하듯 문인과 곡차는 땔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송강이 술을 아주 좋아하여 늘 술에 취하여 정사를 보자, 드디어 주벽(酒癖)이 세인들이 입방아에 오르게 되었다. 이에 선조 임금은 송강의 절주를 위해 복숭아 모양의 은배를 내려주고 하루에 석 잔씩만 마시도록 하였다고 한다.
송강은 어명을 어길 수 없었고 조금이라도 술을 더 마시기 위해 술잔을 망치로 두들겨 앏게 넓혀 더 담기도록 하였다고 한다. 애주가의 심정을 충분히 짐작할 것 같다.
그 얇아진 술잔을 보니 곡차를 좋아하는 친구의 생각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 술잔을 감상해 보세요. 술 한 잔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