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를 풀이하면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이 내려갈 길밖에 없음을 후회한다'
는 뜻이다.
이 말은 ≪周易(주역)≫ 乾卦(건괘) 맨 위에 있는 六爻(육효)의 爻辭(효사)에 있는 말이다. 맨 아래에 있는 爻(효)는 지위가 가장 낮다든가 일을 처음 시작한다든가 하는 뜻이고, 맨 위에 있는 효는 극도에까지 미친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건괘 첫 효에는 효사가 ‘潛龍勿用(잠룡물용)’이라고 나와 있다. 땅속 깊이 있는 용이니 꼼짝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뜻이다.‘亢龍有悔(항룡유회)’는 더 이상 진전하지 말고 謙遜自重(겸손자중)하라는 뜻이다.
산과 바다에 관한 중국 고대의 고전 [산해경(山 海經)]을 보면, '이무기'는 신성한 구렁이나 잉어가 등용문을 넘어선 '교룡(蛟龍)'을 이르고, 이 '교(蛟)'가 1천 년을 수련하면 '용(龍)'이 되는데, '용(龍)'이 5백 년 동안 또다시 수련하면 뿔을 얻어 '각룡(角龍)'이 되며, '각룡(角龍)'이 다시 1천 년 도를 닦으면 날개가 돋아 '응룡(應龍)'이 된다.
[산해경]에 나오는 용의 진화사를 [주역(周易)] 의 <건괘(乾卦)>에 대입해 보면,
'교룡'은 아직 승천하기 전 물속을 노니는 '잠룡 (潛龍)',
'각룡'은 하늘에 오르는 '비룡(飛龍)',
'응룡'은 날개가 돋아 하늘에 사는 '항룡(亢龍)'이라고 생각한다.
하늘 끝까지 올라가 내려올 줄 모르는 용은 후회할 때가 있다. 극히 존귀한 지위에 올라간 자가 겸손히 은퇴할 줄 모르면 반드시 敗家亡身(패가망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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