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神荼)와 울루(鬱壘)
몇 년전 성주 한개마을에 갔을 때 교리댁의 소슬대문에 神荼(신도)와 鬱壘 (울루)라고 붙여놓은 것을 보았다. 또한 지난해 우리 달서복지관 한문반에서 영덕 괴시리 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곳 영양 남씨 종택문에도 神荼(신도)와 鬱壘 (울루)라고 쓰여있다고 하는데 당시에 종택 보수공사로 찾아 볼 수는 없었다. 보통 대문에 입춘대길 건양다경 (立春大吉 建陽多慶)이라고 입춘방(立春榜)을 붙여놓는데, 이 글은 처음 대하는 글귀이고 뜻을 알 수 없어 매우 궁금하였다. 그래서 여기 저기 찾아보았다.
한자의 뜻은 神:귀신(신) 荼:씀바퀴(도) 鬱:답답할(울) 壘:진 (루) 신이름(루)
두산백과사전에는 울루(鬱壘)와 신도(神荼)는 '문을 맡아 악귀를 쫓는 두 귀신의 이름. 百鬼(백귀)를 잡는 것을 맡았다고 함. <출전> 論衡(논형) 訂鬼篇(정귀편).'이라고 되어 있다.
귀신은 귀와 신을 구분하여 생각한다. 귀는 인간에게 해롭게하는 죽은 영물이고, 신은 인간에게 이롭게 하는 영물이다. 귀신은 단순하여 잘 다스리면 신이 되고 못다스리면 귀가 된다. 그래서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제사를 받지 못하고 구천을 헤메는 귀신을 위하여 여제를 지낸다. 여제(厲祭)는 여귀(厲鬼)에게 지내는 제사이다. 여귀란 제사를 못 받고 떠돌아 다니는 귀신을 말한다. 이 귀신은 사람에게 붙어 탈이 나기 때문에 제사를 지냄으로써 미연에 방지하고자 한다.
중국 후한(後漢) 시대에 응소(應邵)가 지은 ‘풍속통의’(風俗通義)에는
밤에 세상에 나간 귀신들은 새벽닭이 울면 도도산桃都山으로 돌아온다. 그 도도산의 귀문귀문(鬼門)을 지키는 신들이 바로 울루와 신도이다. 이들은 모든 귀신을 다스리는 귀신 형제간으로 동해의 도삭산에 있는 복숭아 나무 밑에 살면서 인간세상에서 지나치게 사람들을 괴롭힌 귀신들은 새끼줄로 묶어 호랑이 밥으로 던져준다.그야말로 귀신 잡는 귀신인 것이다.
귀신을 섬기는 것은 사람들이니 산 사람 죽이고는 귀신도 살아 갈 수가 없는 것 같다.
진경(秦瓊)과 호수(胡帥)는 당나라 현종(玄宗)이 무서운 꿈에 시달리느라 잠을 자지 못하고 괴로워할 대문밖에 용감한 두 장군이 서서 보초를 섰더니 잠자리가 편안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두 장군의 그림을 그려 문에 붙이는 습속이 생겼다. 진경과 호수는 창과 칼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림을 붙여놓았고, 울루와 신도는 이름만 들어도 귀신들이 다스려 지니 이름을 적어놓아, 문을 지키는 문신이 되어 사악한 것들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고 한다.
중국의 고대 전설을 우리의 선조들이 받아들여 내려온 풍습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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