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님께
벌써 찬 서리가 내린다는 뉴스가 들립니다. 그 간 잘 계셨습니까?
언제나 자상하고 인정 많은 고모님을 생각하면 학교에 다니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고모님의 보살핌을 받던 그 시절이 한없이 송구하고 부끄럽습니다. 고모님께 받은 은혜는 평생을 두고 다 갚을 수도 없고 갚을 방법도 없습니다. 다만 제가 생활하면서 고모님의 인자한 모습과 고마운 사랑을 늘 마음에 담고 살아가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언제나 고모님의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번 뵈었을 때 제가 지은 ‘토곡십이곡’에 호감을 보이시고 부탁하시기에 한 부 복사하여 보내드립니다. 서툰 졸작이오나 나서 자란 고향의 정취를 간직하고 싶어 지어 본 것이오니 조용하실 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고모님과 고모부님의 건강에 유념하시고 날마다 즐거운 일만 만나시길 바랍니다. 이만 올립니다.
2002년 10월 8일 조카 올림
고모님께
뜨거운 햇살 아래 풀 냄새 물씬 풍기는 한여름이 이제 시작되려는지 오늘은 아침부터 햇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루한 장마에 그 간 고모님 내외분 건강하게 지내시는지요?
저는 고모님의 한결같은 염려 덕분에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3월부터 8월까지 학교에 나가기로 계약을 했는데 그 기간도 이제 한 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번 고모님이 읽으신 ‘토곡십이곡’에 몇 편의 글을 더 모아 컴퓨터에서 읽을 수 있는 시디(CD)를 글과 그림과 음악을 함께 넣어 영상시집을 만들었습니다. 제목을 ‘멍석바위’라고 붙였습니다. 글을 좋아하시는 고모님이시기에 한 부 보내드립니다. 집에 있는 컴퓨터에 시디를 넣고 기다리시면 자동으로 화면이 뜹니다. 조용한 시간에 보시기 바랍니다.
올해 여름도 건강하고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모님 내외분의 다복한 생활을 부처님께 기도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03년 7월 23일
조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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