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비글마당/흙살깊은골짜기<운문>

권독문

주비세상 2014. 2. 15. 13:31

 

         권독문

  

초저녁 저 별이 영호루에 올라

낙동강 물 위에 반짝일 때,

청안으로 맞아주던 임의 마음에 안겨

풋나물처럼 상큼한 선비 고을 만찬은

아리랑 소리꾼 나훈아의

걸판진 흥에 어우러져

하늘로 흐르는 강까지

흐뭇한 밤, 아름다운 만남이었습니다.

 

지천명을 지나 이순을 살다보면

주워들은 구이지학으로

핏대 올려 아는 체하던

부끄러움과

주운 밤(栗)을 감추던 양심이

찔려오는 것은

내가 가진 것, 보는 것, 들은 것, 생각한 것에만

집착하고 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마침 명안 명덕 거사가

산문집 ‘선방 가는 길'을 찾아주어

미려한 문체에 반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반하고,

탐욕과 신경질과 어리석음이 없는 삶에 반하고,

깊고 높은 진리의 말씀에 설레어

이 책이

임의 영혼을 걸러 나오면

깊은 산에서 스며 나오는 맑은 물처럼

감동과 믿음의 말씀이 솟을 것으로 믿기에

감히 권독합니다.

   (붕우회 안동체육관 나훈아 콘서트 2004.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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