톳골
앵두복사 꽃울타리 할미참꽃 만발한데
가래질손 참술드니 병아리떼 종종가네
밤솔가지 치렁치렁 등칡이꽃 향기필때
선친삽질 삼매골로 경운기가 웬말인고
유월땡볕 도리깨질 어야좋다 보리타작
된장샘물 한사발은 감나무밑 오수로고
물레베틀 등잔괴고 보리방아 초롱내니
옻나무밭 돌너덜도 파고추는 돈이로다
뒷골노송 백로이고 선조명당 방풍할제
오리나무 울울창창 가재찔레 산새소리
열두산등 밤꽃내음 딘언덕에 가득하면
알밤송이 후두두둑 장대질에 석양진다
삼마질주 멈춘곳에 선조일군 논밭갈아
나락백석 풍년드니 조부모님 흠향시네
백설깊은 보리밭에 떼꿩내려 퍼득퍼득
바디놓고 설경보니 토끼노루 애처롭다
쌍룡바위 장엄하다 굽어보고 호념하니
자자손손 장성출타 어딜가도 당당하네
청룡백호 거느리고 조양석경 즐기시니
매화잣에 대나무숲 양친부모 극락일세
도계청송 노을질때 멍석바위 올라서니
솔가지새 톳골못물 북두칠성 영롱하네
초가헐어 기와잇고 외양간에 소를매고
대청앉아 달을보니 신선당이 여기로다
경진년 초봄 주비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