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한문용어[典故]

68.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비세상 2025. 1. 4. 18:36

글자를 직역하면  '주머니 속에 든 송곳'이란 뜻이다. 송곳은 끝이 뾰족하여 밖으로 잘 튀어나온다. 곧 뛰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은 숨기려 해도 저절로 드러난다는 비유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사기(史記)의 평원군전(平原君傳)에 나오는 말이다.
전국시대(戰國時代) 말엽, 진(秦)나라의 공격을 받은 조(趙)나라 혜문왕(惠文王)은 동생이자 재상(宰相)인 평원군(平原君)을 초(楚)나라에 보내어 구원군을 청하기로 했다. 20명의 수행원이 필요(必要)한 평원군은 그의 3000여 식객(食客)중에서 19명은 쉽게 뽑았으나, 나머지 한 명을 뽑지 못한 채 고심했다. 

이때에 모수(毛遂)라는 식객이
"나리,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하고 나섰다. 평원군은 어이없어하며 
"그대는 내 집에 온 지 얼마나 되었소?"하고 물었다. 그가 "이제 3년이 됩니다."
하고 대답(對答)하자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마치 주머니 속의 송곳 끝이 밖으로 나오듯이 남의 눈에 드러나는 법이오. 그런데 내 집에 온 지 3년이나 되었다는 그대는 단 한 번도 이름이 드러난 일이 없지 않소?"
하고 반문했다. 모수는 
"나리께서 이제까지 저를 단 한 번도 주머니 속에 넣어 주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주머니 속에 넣어 주신다면 끝뿐이 아니라 자루(炳)까지 드러내 보이겠습니다."
하고 재치 있는 답변을 했다. 

만족한 평원군은 모수를 수행원으로 뽑았고, 초나라에 도착한 평원군은 모수가 활약한 덕분에 국빈(國賓)으로 환대받고, 구원군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네이버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