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한문용어[典故]

23.相思病(상사병)

주비세상 2024. 3. 12. 12:50

두 사람이 서로 마음에 두고 몹시 그리워하며 생각하는 것을 뜻한다. 식물도 잎지고 난 뒤에 꽃이 피어 꽃과 잎이 서로 만날 수 없는 꽃을 상사화(相思花)라 한다. 비슷한 말로 사랑병, 회심병(懷心病), 연병(戀病), 연애병(戀愛病), 화풍병(花風病)이 있다. 

 

이 용어는 동진(東晉)의 간보(干寶)가 지은 《수신기(搜神記)》에 나온다.  중국 춘추시대 송(宋)나라 강왕(康王)이 절세미인인 한빙(韓憑)의 부인 하씨(何氏)를 빼앗았다. 한빙이 이를 원망하자 그를 가두고 성단(城旦)의 형벌에 청했다. 한빙의 아내는 남편을 못 잊어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비가 많이 내려 강은 넓어지고 물은 깊어졌는데, 해가 뜨면 마음을 먹을 것입니다."
이 편지는 전달되지 못하고 왕의 손에 들어갔다. 왕이 좌우에 편지의 뜻을 묻자, 소하(蘇賀)가 대답했다.

“비가 많이 내린다는 말은 근심하고 그리워한다는 뜻이고, 강이 넓어지고 물이 깊어졌다는 말은 서로 내왕을 할 수가 없다는 뜻이며, 해가 뜨면 마음을 먹는다는 말은 죽을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 후 한빙이 자살했다. 하씨는 은밀히 자기 옷을 너덜너덜하게 만들고서, 왕과 함께 누대에 올랐을 때 아래로 몸을 던졌다. 좌우에서 급히 붙잡았으나 옷자락만 끊어지고 사람은 아래로 떨어졌다. 띠에는 다음과 같은 유언이 적혀 있었다.

‘왕은 사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지만 첩은 죽는 것을 행복으로 여깁니다. 시신을 (한빙과)합장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화가 난 왕은 사람을 시켜 무덤을 서로 바라보도록 만들게 하고 말했다.

“너희 부부의 사랑이 끝이 없다면 무덤을 하나로 합쳐 보아라. 그것까지는 내가 막지 않겠다.”
그날 밤 두 그루의 개오동나무가 각각의 무덤 끝에 나더니, 열흘도 안 되어 아름드리나무가 되어 몸체가 구부러져 서로에게 다가가고 아래로는 뿌리가 서로 맞닿았다. 그리고 나무 위에는 한 쌍의 원앙새가 앉아 하루 종일 떠나지 않고 서로 목을 안고 슬피 울었다. 송나라 사람들이 다 슬퍼하며 그 나무를 상사수(相思樹)라고 이름 지었다.

<참고:고사성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