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한문용어[典故]

237.坐脫立亡(좌탈입망)

주비세상 2026. 4. 17. 11:31

 이 말의 한자어를 풀이하면 '앉은 채로 육신을 벗어버리고, 선 채로 죽는다'는 뜻이다. 즉, 죽음을 마음대로 한다는 말이다. 좌탈(坐脫)'과 '입망(立亡)' 두 단어의 합성어이다. 

이 말은 불교에서 유래된 말이다. 즉 수행의 힘이 쌓여, 도(道)를 이루면 생사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 좌탈입망하신 스님은 여러분이 있다고 전해진다.
혜봉스님 (1912~1975)은 전남 보성 대원사에서 정진하시던 중, 제자들에게 목욕재계를 명하고 가사 장삼을 수한 뒤 가부좌를 틀고 앉은 채로 조용히 입적하셨다.
효봉스님 (1888~1966)은 밀양 표충사 서래각에서 앉은 자세 그대로 평온하게 세상을 떠나셨다.
경봉스님 (1892~1982)은 통도사 극락암에서 가부좌 상태로 입적하셨다.
고봉스님 (1890~1961)은 인천 정각사에서 입적하셨다.
이 외에도 근현대의 금오스님, 전강스님 등 많은 선지식들이 수행자의 마지막 모습으로서 좌탈입망을 보여주셨다. 

중국 당나라 때 마조도일의 제자 등은봉(鄧隱峰) 선사라는 분은 거꾸로 서서 입적(入寂, 죽음)했다는 일화가 있다.  등은봉 선사는 평소에도 매우 괴팍했는데, 하루는 제자들에게 물었다.
  "지금까지 서서 죽은 사람이 있느냐?"
  "예, 있습니다.”
  "그렇다면 거꾸로 서서 죽은 사람도 있느냐?"
  "아직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이에 등은봉 선사는 즉시 거꾸로 물구나무 자세로 입적했다고 한다.
등은봉 선사를 다비(茶毘. 화장)를 해야 하는데, 아무리 흔들어도 시신이 요지부동이었다. 그 소문을 들은 등은봉 선사의 여동생(비구니 스님)이 달려와서, 
 "오라버니는 살아생전에도 괴팍한 짓만 하더니 죽어서도 사람들을 애를 먹이고 있으니 이 무슨 해괴한 짓이냐?”
라고 하면서 손으로 '탁' 치니 한방에 그대로 넘어갔다고 한다.
또 임제의현(臨濟義玄) 선사의 도반인 보화(普化) 선사가 있는데, 그는 미리 내일모레 죽겠다고 공표한 다음 많은 사람이 모이자 장소를 세 번 바꾸었는데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이 없자, 스스로 관속에 들어가 열반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며칠 후에 관을 열어보니 시신은 온 데 간 데 없고, 다만 공중에서 딸랑딸랑 요령 소리만 울릴 뿐이었다고 한다. 《임제록》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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