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한문용어[典故]

234.貴人賤己(귀인천기)

주비세상 2026. 4. 12. 10:58

이 말을 직역하면 :타인을 귀하게(높게) 여기고 자기를 천하게(낮게) 여긴다.'는 뜻이다.

이 표현의 직접적인 출처와 전고는 유교의 핵심 경전 중 하나인『예기(禮記)』에서 찾을 수 있다.
『예기(禮記)』곡례편(曲禮篇) 첫머리에는 예(禮)의 본질을 설명하는 구절이 나온다.
"夫禮者, 自卑而尊人. 雖負販者, 必有尊也."
(무릇 예라는 것은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것이다. 비록 짐을 지고 파는 행상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존중해야 할 바가 있다.)
이 '자비존인(自卑尊人)'이 바로 '귀인천기'와 뜻이 완전히 통하는 성어이다. 이후 여러 학자들이 예법을 해설하면서 '귀인천기'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다.

유학자 순자(荀子) 역시 인간관계와 사회 질서의 핵심으로 '예'를 강조하며 비슷한 맥락의 전고를 남겼다.『순자』「부국 편(富國篇)」이나 「영욕편(榮辱篇)」을 보면 다음과 같은 취지의 가르침이 나온다.
• 비기존인(卑己尊人):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면, 어디를 가나 환영받고 스스로의 품격이 올라간다는 논리이다.
• 남을 귀하게 대접하는 것이 결국 나를 귀하게 만드는 길임을 강조한다.

'귀인천기'는 동양의 예학(禮學) 체계에서 정립된 수양 원칙이다. 상대방의 인격을 온전히 존중하기 위해 나의 아집과 교만을 먼저 내려놓는 고도의 인격적 수양을 의미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