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한문용어[典故]

190.難得糊塗(난득호도)

주비세상 2026. 2. 25. 11:35

이 말을 풀이하면 '바보처럼 보이게 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호도란 말은 ‘담벼락에 칠해진 하얀 회칠’을 말한다. 여기서 호도(糊塗)란 총명한 것을 가려서 어리석은 모습으로 보이게 만든다는 의미로 쓰였다.
난득(難得)이란 얻기 어렵다는 말이니
‘난득호도(難得糊塗)’는 '바보인 척하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뜻이다.

이 말은 중국 청나라의 서화가 ‘정판교(鄭板橋)가 남긴 글에서 비롯된다.
그는 벼슬에서 물러난 뒤 벽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써 붙였다.
「聰明難,糊塗難,由聰明而糊塗更難」
(총명하기 어렵고, 어리석기 어렵다. 그러나 총명한 사람이 일부러 어리석은 듯 행동하기는 더욱 어렵다.)
정판교는 평생 관직과 예술 사이에서 겸손과 너그러움을 강조하며 살았다. 그는
 “지나친 총명은 시비를 낳고, 모른 척함은 화를 막는다”
고 보았다. 즉 지혜로운 둔함(智鈍)이 인생의 평안을 가져온다는 통찰이다.

중국에서는 난득호도 흘휴시복(難得糊塗  吃虧是福)이란 문구를 액자로 만들어 선물로 주고받는다고 한다.
'남에게 모자란 듯 보이는 것이 결국 현명한 처세가 된다'는 중국인의 오래된 격언이다.
한국에서도 처세술의 정수로 꼽히는 이 말을 두루 쓰고 있다. 총명한 사람이 똑똑함을 감추고, 바보처럼 사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유의어로 대지약우(大智若愚)라는 말이 있다. '큰 지혜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