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說(韓愈)
世/有/伯樂/然/後에/ 有/千里/馬/하니/ 千里/馬는/ 常有/로되/ 而/伯樂/은/ 不常/有라// 故/雖有/名/馬나/ 秪(지)/辱於/奴隷/人之/手/하야/ 騈死/於/槽櫪(조력)/之間/하야/ 不以/千里/稱也/하나/니라// 馬之/千里/者는/ 一食/에/ 或/盡粟/一石/이/어늘/ 食(사)馬/者/不知/其能/千里/而/食也/하니/ 是/馬/雖有/千里/之/能/이나/ 食/不飽/하야/ 力不/足/하야 才美/不/外見/하니/ 且/欲與/常馬/等/이나/ 不可/得/이니/ 安求/其能/千里/也/리오// 策之/不以/其道/하고/ 食(사)之/不能/盡其/材/하며/ 鳴之/不能/通其/意/하고/ 執策/而/臨之/하야/ 曰/ 天下/에/ 無/良/馬라/하니/ 嗚/呼라/ 其/眞/無馬/耶아/ 其/眞/不識/馬/耶아//
이런저런 이야기 (한유)
세상에 백락이 있은 연후에 천리마가 있을 수 있다. 천리마는 항상 있지만, 백락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비록 명마가 있더라도, 다만 노예의 손에 욕을 당하고, 마구간에서 (평범한 말들과) 나란히 죽어가므로 천리마라 일컬어지지 못한다.
천리를 달리는 말은 간혹 곡식 한 섬을 다 먹어 치운다. 그러나 말을 먹이는 사람은 그 말이 천리를 달릴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먹는 줄 알지 못한다.
이 말은 비록 천리를 달리는 능력이 있어도, 먹는 것이 배부르지 않으면 힘이 부족해서 재주와 아름다운 자태를 밖으로 드러내지 못한다. 게다가 보통의 말들과 같고자 하나, 그렇게 될 수(먹는 것을 얻을 수) 없으니, 어찌 천리를 달릴 수 있기를 욕심부리겠는가??
그것을 채찍질을 할 때도 그 능력에 맞게 다스리지 않고, 그것을 먹일 때도 그 재주를 다 할 수 있도록 하지 않고, 그것이 울어도 그 뜻을 알아주지 못한다.
채찍을 잡고 천리마에 다가서서 말하기를 '세상에 좋은 말이 없구나.'라고 한다.
아! 진정 좋은 말이 없는 것인가? 참으로 좋은 말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인가?
<註釋>
* 잡설(雜說): 문학의 한 장르, '이런저런 이야기'라는 의미.
* 백락(伯樂): 중국 춘추시대. 본명은 손양(孫陽). 인재를 알아보는 탁월한 안목을 지님.
백락은 전설적인 천마(天馬)를 주관하는 별의 이름이기도 한데, 손양이 말을 감별하는 능력이 워낙 신기(神技)에 가까워 사람들이 '백락'이라 부름. 진(秦)나라 목공(穆公) 때 말을 고르는 관직에 있으면서 최고의 준마(千里馬)를 잘 찾아냄.
* 秪: 다만 지. 食: 먹일 사. 騈: 나란할 변(병). 槽: 말구유(죽통) 조. 櫪: 말구유(마구간) 력
※ 한유(韓愈, 768~824): 중국 당나라 시대를 대표하는 문장가, 정치가, 사상가. '백락과 천리마'의 고사를 철학적인 글로 완성해 낸 인물.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우두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