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선비메일함
55. 한시<雨聲 >감상
주비세상
2014. 6. 17. 15:05
* 본 내용은 전통문화연구회에서 제공하셨습니다.

우성雨聲 - 빗소리
김씨(金氏)
향래소식문여하
向來消息問如何그동안에 소식은 어떠신지
일야상사빈사화
一夜相思鬢似華하룻밤 그리움에 머리마저 다 세었네.
독기조란면부득
獨倚雕欄眠不得난간에 홀로 기대 잠 못 이루는데
격렴소죽웃어다
隔簾疎竹雨聲多주렴 너머 성근 댓잎에 빗소리 후득인다.
작가는 조선 후기 문신이자 실학자인 金堉(1580~1658)의 딸이다. 빗소리(雨聲)라는 제목 외에도 그리움(相思)으로 기록된 데도 있다. 《대동야승(大東野乘)》에 그녀의 남편의 이름은 서문리(徐文履)라고만 기록되어, 높은 관직에는 오르지 못한 것으로 추증이 된다.
타지로 나간 남편은 한동안 돌아오지 않는다. 잘 지내고는 있는지 무심한 남편은 소식 한 장 없다. 남편을 그리는 아녀자의 애타는 심정에 머리마저 다 세었다. 주렴너머 더위를 씻어주며 시원하게 내리는 여름비도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씻어주지는 못한다. 잠들지 못하는 밤 시계소리가 귓가에 울리듯 댓잎을 두들기는 빗방울 소리는 여인의 마음을 울린다.
역해 : 박상수(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사무국장)

* 활활 타오르는 불꽃 丶(점 주)
丶은 한문을 끊어 읽을 때 표시하는 부호로 오늘날의 쉼표(,)와 같은 역할을 했던 것으로 단독으로는 글자를 이루지 못하는 부호에 가까운 글자이다. 흔히 ‘불똥 주’라고도 부르는 漢字이지만 정확한 명칭은 아니다. 이 글자를 부수로 거느리고 있는 한자는 그리 많지 않지만 그나마 대표적인 글자로 主(주인 주)가 있다.
丸(둥글 환)자 역시 丶를 부수로 거느리고 있는 글자이다. 이 글자가 들어가는 명칭 가운데 정로환(正露丸)이 있다. 여기서 丸은 둥글게 빗어 만든 丸藥(환약)을 의미하는데 그렇다면 정로(正露)는 무슨 뜻인가?
원래 이 약의 이름은 정로환(征露丸)으로, 2차 대전 당시 러시아를 정벌하면서 물갈이로 인한 병사들이 배탈설사를 방지하기 위하여 일본에서 고심을 하여 만든 결과물이다. 그래서 그 이름도 러시아[露西亞]를 정벌(征伐)하기 위한 약이란 의미를 가졌다. 이것이 순화되어 征(칠 정)이 正(바를 정)으로 순화된 것이다.
참고로 물약은 -탕(湯), 가루약은 -산(散), 알약은 -환(丸)이다.
글 : 박상수(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