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비세상 2014. 2. 15. 14:24

 

 

   삼매골

 

안석동 뒷구렁 솔밭 길 지나

밤솔 가지 휘늘어진 산길 감돌아

산 넘고 등 넘어 지겟짐, 소바리,

쉬어 넘던 삼매골 가는 길.

다랑논 다닥다닥 조각 뙈기

파고 메워 반듯반듯 논 만들고

하늘 물에 목말라 높은 곳에 못을 파서

벼 한 포기 더 심으려던 선친 모습 아련한데,

길 험타고 버려둔 지 수삼 년 만에

잡목, 덩굴 뒤엉키고 황무지가 되었으니

안타깝고 죄스럽다.

2013년 봄,

삼매골 옛터에 굴삭기 소리 울러 퍼지니

잡목 베어 뿌리 뽑고 바윗덩이 굴러내고,

둑을 깎고 물길 돌려 한 필지로 다듬어서

탱글탱글 영근 콩알 골짝 가득 익어가니

문전옥답 부럽잖은 일등호답 되었도다.

 

 

톳골못 지나

바위틈에 발을 딛고 찔레덩굴 밀쳐내며

달뿌리풀 밟고 가서 멍석딸기 반갑게

등짐 쉬던 돌너덜길을

동분서주 홀로 뛰며 굽은 농로 바로 내고

주변 지주 허락받아 농로포장 요청해서

삼매골로 오르는 길 확장 포장 완공하여

바위 산길 마소길을 시원스레 뚫었으니

이제부터,

트럭으로 추수하고 승용차로 성묘 올세.

선조 유산 이어나갈 가문 숙원 이룸이요,

톳골의 경사로다.

오늘,

삼매골의 개척은 오직,

창강의 땀이요, 공로요, 길이 새길 업적이리라.

하늘에서 보고 계실 우리 선조님도

오래오래 이날을 기다렸으리라.

자손만대 이어가기를 축복내리시리라.

                               (2013년 추석날 삼매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