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비글마당/흙살깊은골짜기<운문>
대승사에서
주비세상
2014. 2. 15. 13:38
대승사에서
하늘을 덮은 숲 속
수정 구슬 쏟아 붓는 소리.
이슬 같은 바람을 타고
대승 선원이
날아와 앉아있다.
사람이 살고 있다.
움직이지 않는다.
말소리가 나지 않는다.
육근(六根)을 끊고
화두를 잡고 더듬는다.
피안에서 대화를 즐기며……
이대로
대자유를 얻으리라
수의왕생(隨意往生)하리라
찢어지는 가부좌의 고통을 인욕할 때
죽비 소리가
혼을 깨운다.
새벽 3시 입선(入禪)
밤 10시 방선(放禪)
4박 5일
하늘을 덮은 숲 속
수정 구슬 쏟아 붓는 소리.
이슬 같은 바람을 타고
백련당에
명덕과 주비가 날아와 앉아 있다.
(2000. 8. 8- 12 문경대승선원 하안거 참선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