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비세상 2014. 2. 15. 13:36

 

  축서사 비로자나불

   

천 년의 시간을 잊고

혼자 앉아 있다.

 

우레 소리, 비바람 사나울 땐

더욱 의젓하고

 

칠흑의 공포가 세상을 덮을 땐

더욱 당당하고

 

탐진치(貪嗔痴)에 불붙은 가슴들이

이글거릴 땐

더욱 온화하다.

 

오직

하나 되는 길목을 지키며

보광전에서

혼자 앉아 있다

 

적묵당(寂黙堂)에는

무여(無如) 큰스님이

맑은 학이 되어

하늘 향기를 피운다.

(2001. 7. 29-8. 2 봉화 문수산 축서사 하안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