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비세상 2014. 2. 15. 13:26

 

 

 나이 들면

  

밟고 다녔던 잡초가

저리도

아름답고 고귀하다.

 

들리지도 않았던 새 울음이

저리도

맑고 영롱하다.

 

무심코 지나쳤던 저 바위가

저리도

풍성하고 향기가 그윽하다.

 

뱉어내던 쓴맛도 찡그리던 신맛도

저리도

맛이 깊고 진하다.

 

살을 애던 찬바람도 따갑던 햇볕도

저리도

견딜 만큼 따뜻하고 시원하다.

 

불타던 사랑과 미움도

색시비 되어 바다 위에 녹아내리고

그 위로 자유로운 길이 환히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