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명심명구이야기

7. 내 입이 먼저 더러워진다

주비세상 2012. 12. 1. 15:22

 

<明心名句7> 내 입이 먼저 더러워진다

 

 

太公이 曰 欲量他人인대 先須自量하라 傷人之語는 還是自傷이니 含血噴人이면 先汚其口니라

 

<태공이 말했다. "남을 저울질하려거든 모름지기 먼저 자기 자신을 헤아려보라. 남을 해치려는 말은 도리어 자신을 해치는 것이니, 피를 입에 물고 남에게 뿜으려 하면 먼저 자기 입이 더러워진다.>

 

太公이 曰 瓜田에 不納履하고 李下에 不整冠이니라(正己篇)

 

<태공이 말했다.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자두나무 아래에서 모자를 고쳐 쓰지 말라.">

 

강태공(姜太公)은 염제 신농씨(炎帝 神農氏)의 후손으로 위수(渭水)에서 낚시를 하며 지내다가 기다리던 인물인 문왕을 만나 주(周)나라를 세운 일등공신으로, 문왕과 무왕의 스승이며 장인으로 전국칠웅(戰國七雄:齊,楚,秦,燕,魏, 韓,趙)인 제(齊)나라의 왕이 된 인물이다. 가난한 서생(書生)이라고 도망갔던 부인(馬氏)이 금의환향(錦衣還鄕)한 태공에게 용서를 빌러 왔을 때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다)’이라고 한 말은 너무나 유명한 고사다.

흔히 사람들은 남들을 쉽게 평가하며 남의 잘잘못을 쉽게 입에 올린다. 칭송하는 말보다 흉보고 헐뜯으며 손가락질하는 경우가 더 많다. 흔히 술이 거나해지면 자신의 언행에 대한 반성은 까맣게 잊은 체, 정의의 사도인양 입에 거품을 뿜으며 남을 비평한다. 태공은 ‘남을 해치려고 입에 피를 물면 먼저 자기 입이 더러워 진다’고 하면서 자기의 언행을 먼저 반성해보라고 말씀하신다. 그렇다. 내 입에서 나오는 비방이나 욕설을 가장 먼저 듣는 귀는 내 입에서 가장 가까운 나의 귀이다. 더구나 내 앞에 없는 사람에게 하는 비방은 그 사람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고 오롯이 내 몸을 그 비방으로 적셔놓는다. 우리는 남을 손가락질하며 욕할 때, 나머지 네 손가락은 자기를 가리키며 욕하는 줄 모르고 있다.

그리고 남에게 욕먹지 않고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하신다. 이렇게, 자기를 바르게 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조심하라고 일러주신다. 남이 자기를 욕한다고 나도 남을 욕할 것이 아니라, 귀로는 남의 잘못을 듣지 말고(耳不聞人之非), 눈으로 남의 단점을 보지 말고(目不視人之短), 입으로 남의 과실을 말하지 말아야(口不言人之過) 군자에 가깝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