톳골백년/톳골의생활풍속
4. 식혜 만들기
주비세상
2009. 8. 3. 10:15
4. 식혜 만들기
안동 지방에서 만드는 식혜는 다른 지방의 식혜와 전혀 다르다. 흔히 수퍼나 가게에서 판매되는 식혜라는 상품은 안동 지방에서는 감주라고 부르고 있다. 톳골에서 설 명절에 잊지 않고 식혜를 꼭 준비하는 것은 그 독특한 맛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식혜의 재료는 찹쌀(또는 멥쌀)을 주로 쓰고 노란 차좁쌀을 곁들이기도 한다. 찹쌀을 열두 시간 정도 불린 다음에 고두밥을 찌고 한 김이 나간 뒤에 채 썬 무, 생강, 고추 가루를 맑은 엿기름으로 버무려 단지 밑에 깔고 고두밥을 넣은 후 엿기름을 부어 저은 다음 따뜻한 방안에 여섯 시간 정도 삭히면 밥알이 동동 뜨면서 곰삭게 된다. 이때 환기를 시키고 설탕을 조금 넣어 찬 곳에 저장한다. 더욱 맛을 내기 위해 고구마와 밤을 채 썰어 넣거나 볶은 땅콩이나 잣을 띄우기도 한다.
한 겨울 밤, 군불을 지핀 방에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보면 입이 마르고 배도 실쭉해진다. 이때 얇은 얼음 섞인 식혜를 놋그릇에 담아 들여오면 하던 말을 멈추고 모두 식혜 그릇을 움켜쥐고 향긋한 그 맛에 감탄사를 내뱉는다. 고추와 생강의 매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 얼음에 섞인 무의 아삭아삭하고 시원한 맛, 밤과 땅콩의 고소하고 달콤한 맛, 곰삭아 떫은 듯 달사한 찹쌀과 차좁쌀의 맛, 요구르트보다 훨씬 많은 유산균이 함유되어 있어 영양가도 아주 풍부하다고 한다. 이런 전통의 음식은 안동 지방이 아니면 찾아 볼 수 없기에 요즈음은 안동 식혜라고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