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숙(漢文學塾)/한문용어[典故]

51.龍山落帽(용산낙모)

주비세상 2024. 6. 28. 13:47

중국 용산이란 곳에서 관리의 모자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맹가(孟嘉)가 연회에서 말술을 마시고도 관모가 떨어진 것을 개의하지 않고 시문을 써 내려갔다는 고사에서 생긴 말이다. 작은 예절에 얽매이지 않는 문인의 활달한 풍모를 비유할 때 쓴다. 맹가낙모(孟嘉落帽)·낙모지신(落帽之辰)도 같은 뜻이다.

 

진서(晉書) 〈맹가전〉에 나온다. 중국 진(晉)나라 때 맹가가 진나라 정서대장군 환온의 참군으로 있을 때 일이다. 환온이 중양절(9월 9일)에 용산(龍山)에서 모든 막료가 참가하는 큰 잔치를 열었다. 술잔이 오가고, 시흥(詩興)이 무르익어 좌중은 시를 짓고 읊는 시회(詩會)가 한창이었다.
이때 갑자기 한바탕 거센 바람이 일어 맹가의 관모가 땅에 떨어졌다. 그런데도 맹가는 관모가 떨어진 것도 모르고 계속 흥취에 젖어 있었다. 옛날 중국에서는

 "군자는 죽을지언정 관모를 벗지 않는다"

고 하여 관모가 벗겨지는 것을 수치로 여겼다. 그러니 맹가가 좌중의 조롱을 받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환온은 이 모습을 보고 당대의 문호 손성(孫盛)에게 맹가를 조롱하는 글을 짓게 하였다. 그럼에도 맹가는 전혀 개의치 않고 더욱 흥이 나서 호방하면서도 기품이 넘치는 명문으로 화답하니, 놀라 탄복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용산낙모는 여기서 유래하였다.

중국에서는 중양절을 '낙모지신'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맹가의 관모가 떨어진 날[辰]이라는 뜻이다. <두산백과>